내년 코인 과세 앞두고 투자자 '반발'…10명 중 8명 “유예·보완 필요”

내년 코인 과세 앞두고 투자자 '반발'…10명 중 8명 “유예·보완 필요”

내년 1월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을 앞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현행 과세체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세 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는 국내외 거래내역 파악과 취득가액 산정 등 과세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타이거리서치가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약 2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3.7%가 가상자산 과세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과세 반대 응답자의 51.5%는 제도가 충분히 보완될 경우 과세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세 필요성에 동의한 투자자 가운데서도 74.5%는 현행 제도를 그대로 시행하기보다 유예하거나 보완해야 한다고 봤다.

과세 반대 여론의 배경에는 '제도적 준비 부족' 우려가 가장 컸다. 응답자의 66.4%는 과세를 위한 행정·전산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의 거래내역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65.7%에 달했다.

현행 과세안을 2027년에 예정대로 시행에 반대하거나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고 본 투자자는 82.9%였다. 과세 시행 이후 국내 거래소 이용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은 73.1%, 글로벌 거래소 이용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응답도 68.1%로 조사됐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르면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은 2027년 1월 1일부터 기타소득으로 과세된다. 연간 가상자산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한 뒤 20%의 소득세가 부과된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실질 세율은 22%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1일 국민의힘과 5대 거래소 임원들이 참석한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송혜영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1일 국민의힘과 5대 거래소 임원들이 참석한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송혜영 기자)

과세 시행이 가까워지면서 정치권에서도 과세 시기와 방식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21일 5대 원화거래소와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AXA) 등이 참석한 '디지털자산 과세제도 개선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거친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어떻게 확인할지, 스테이킹·탈중앙화금융(DeFi) 등 새로운 거래 유형에서 발생한 소득을 어떻게 분류할지 등이 과제로 거론됐다.

국민의힘은 해외 거래소·개인지갑을 거친 자산의 취득가액 파악과 새로운 거래 유형의 소득 정의 등 현행 과세체계의 한계를 지적했다.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되고 국내 상장주식 양도차익도 대다수 개인투자자에게 과세하지 않는 만큼 가상자산과 다른 투자자산 간 과세 형평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당에서도 현행 과세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 소득 과세 원칙에는 동의하면서도 공정한 과세를 위한 기반이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2027년 국가 간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의 첫 정보교환이 예정돼 있지만 실제 해외 거래정보가 국내 과세에 활용되는 시점과 범위에 따라 국내 거래소 이용자와 해외 거래소·개인지갑 이용자 사이에 과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실을 다음 연도로 넘겨 이익과 상계하는 이월공제가 허용되지 않는 점과 취득가액 산정 기준도 쟁점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단순히 '과세냐 유예냐'를 넘어 실제 투자자의 손익을 얼마나 정확하게 산정할 수 있는지에 맞춰질 전망이다. 해외 거래정보와 개인지갑 거래를 어디까지 포착할 수 있는지, 투자자의 신고 부담을 어떻게 줄일지도 해결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과세 원칙은 다수의 국민들이 반대하고 있고, 형평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과세 자체를 무작정 반대한다는 의견은 없는 만큼 향후 논의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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