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호남 메가 프로젝트 급조…정부, 전력·용수 대책부터 세워야”

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 진행 발언과 관련해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1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 진행 발언과 관련해 입장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호남 메가 프로젝트'를 두고 “전력과 용수에 대한 치밀한 준비 없이 급조된 전당대회용 희망 고문”이라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이날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상대로 한 현안 질의에서 정부 수자원 공급 계획과 에너지 정책을 지적하며 원전 계속운전 기간 연장 등 현실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먼저 나 의원은 “정부가 지난 6월 18일 국가물관리위원회에는 '2030년 극한 가뭄 시 연간 5억5000만톤의 물이 부족할 것'이라며 5년 전보다 83배 폭증한 수치를 보고해놓고, 불과 11일 뒤인 6월 29일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서남권에만 연간 4억톤의 물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물이 부족하다가 4억톤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정부가 '봉이 김선달'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장관이 “일상적인 물 공급과 극한 가뭄은 다르다”고 답했고, 나 의원은 “지금 남부지방 섬진강댐 저수율이 10%대로 떨어진 것을 보셨을 것”이라며 “최악의 가뭄을 상정하지 않고 평시만을 기준으로 물을 공급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가뭄이 오면 국민 식수를 끊겠다는 것인가, 아니면 반도체 공장을 돌리는 물을 끊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향후 데이터센터 확충에 따른 용수 수요 증가도 지적했다.

나 의원은 2035년까지 최소 350개에서 최대 522개의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경우 하루 45만톤의 물이 필요하다는 추계를 언급하며 “결국 물 공급도 국민들의 식수와 농업인들의 생명수로 치르겠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공급 방안에 대해 김 장관이 '잠정적'이라는 취지로 답한 것을 두고 “준비되지 않은 낙관론이자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대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나 의원은 “2012년부터 지금까지 재생에너지 보조금으로 들어간 돈이 무려 28조원인데 경제성과 안정성에 여러 문제가 있다”며 “매년 12기가와트(GW)씩 늘려야 한다는 정부 목표와 달리 올해 상반기 겨우 2GW 늘어난 상황에서 무조건 고집할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원전 정책의 탄력적 운용을 제시했다. 나 의원은 현재 10년인 원전 계속운전 허용 기간을 2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설계수명 만료일을 산정할 때 인허가와 설비 개선에 소요되는 기간만큼 실제 사용 기간이 줄어드는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가동이 멈출 위기에 처한 호남 1·2호기 문제 등을 해결하고 전력 확충에 탄력성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은 호남 메가 프로젝트의 전력·용수 대책 상당 부분이 아직 '잠정'이거나 '협의 중'이라는 점을 거론하며 “걸어가면서 도로를 놓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진심이 담기지 않은 희망 고문을 멈추고 치밀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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