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전체 당협위원장을 일괄 사퇴시킨 뒤 당원 투표 등을 통해 다시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현역 의원을 포함한 기존 당협위원장 전원이 재신임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열리면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예고한 대대적인 당 조직 쇄신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사실상 '전체 당협의 사고 당협화'가 공천권을 염두에 둔 당권 강화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13일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당협위원장의 임기를 자동 연장하지 않고 일괄 사퇴하도록 한 뒤 당원 의사를 반영한 새로운 방식으로 재선출하는 방안 등을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했다.
조강특위 위원장인 정희용 사무총장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매 짝수년 8월에 당협위원장을 선출하게 돼 있으니 최고위에서 선출 절차를 그냥 유임되는 게 아니라 당원들에게 선출되는 절차로 의결하면 전석이 사고 당협이 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밝혔다.
이어 “최고위에서 당원들로부터 선출되는 결정 방식을 포함한 결정을 하기 위해 당헌·당규 절차대로 시도당위원장과 사무총장 의견을 청취했다”며 관련 내용을 토대로 다음 최고위에서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민의힘의 사고 당협은 총 32곳이다.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조강특위가 즉시 당협위원장 보강 작업에 착수할 수 있다. 여기에 과거 당무감사위원회가 위원장 교체를 권고한 27곳도 추가 정비 대상이 될 수 있다. 앞서 최고위는 해당 지역의 경우 6·3 지방선거 과정에서의 활동 등을 평가해 교체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바 있다. 최고위가 사고 당협으로 지정하면 조강특위가 후임 인선에 나설 수 있다.
사고 당협이나 교체 권고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도 추가로 정비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시도당위원장 등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역할이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올 경우 당무감사위와 최고위 논의를 거쳐 사고 당협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열어뒀다.
다만 조강특위는 사고 당협의 위원장을 채울 권한만 갖고 있는 만큼 전체 당협위원장 재선출 여부와 구체적인 선출 방식은 최고위 결정이 선행돼야 한다.
정 사무총장은 “오늘은 선출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만 논의했고 이후 규모나 세부적인 절차에 대한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전체 당협위원장이 일괄 사퇴한 뒤 재선출 절차를 밟는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당내 반발도 예상된다. 현역 의원 대부분이 자신의 지역구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당협위원장 재신임 문제가 향후 총선 공천과 맞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는 당원 투표 방식이 오히려 기존 당협위원장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 사무총장은 “전 당원에 의한 투표 방식일지, 책임당원이 투표할지, 운영위원회에 위임할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당원들로 선출되는 것이라면 국회의원뿐 아니라 현 당협위원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현 당협위원장이 늘 당원과 소통하고 당에서 제시한 당원 활동의 기준점을 충실히 이행했다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친한(친한동훈)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너무 많이 교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밝혔다. 이어 전체 당협을 사고 당협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 “그렇게 넓혀서는 안 된다. 오해를 살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공식적으로 그 부분이 엄청나게 논의된 것은 아니다”고 언급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