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고, 일본 뜨고”…EPL서 박지성 이후 21년 만에 태극전사 사라진다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박지성.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박지성.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가디언, 한국 선수 없는 새시즌 전망
박지성·손흥민 이후 대표 선수 부재
일본은 사상 첫 두 자릿수 시대 앞둬

2005년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으로 시작된 한국 선수들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역사가 21년 만에 끊길 위기에 놓였다. 반면 일본은 유럽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 잇따라 EPL에 진출하며 사상 처음 두 자릿수 프리미어리거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EPL에서 한국의 태양이 지고 일본이 떠오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새 시즌 EPL이 2005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 선수 없이 치러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국의 EPL 계보는 박지성에서 손흥민으로 이어졌다. 박지성은 맨유에서 네 차례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한국을 대표하는 EPL 스타로 성장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했다. 황희찬도 소속팀 울버햄프턴의 강등으로 2부리그에서 새 시즌을 맞는다.

현재 EPL 구단에 등록된 한국 선수는 양민혁(토트넘), 김지수(브렌트퍼드), 박승수(뉴캐슬) 정도다. 양민혁은 벨기에 베스테를로로 임대됐고, 김지수와 박승수도 아직 1군에서 입지를 확보하지 못했다. 가디언은 세 선수 모두 다시 임대를 떠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새로운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후보도 뚜렷하지 않다. EPL 진출설이 나왔던 이강인은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했고, 오현규와 이한범 등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도 당장 EPL 진입을 앞둔 상황은 아니다.

반면 일본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 미토마 가오루, 엔도 와타루, 가마다 다이치, 다나카 아오 등이 EPL에서 활약한 데 이어 새 시즌에는 다카이 고토, 사카모토 다쓰히로, 모리타 히데마사, 마에다 다이젠 등이 합류한다. 도미야스 다케히로도 크리스털 팰리스로 복귀했다.

일본 대표팀 골키퍼 스즈키 자이온의 애스턴 빌라 이적까지 성사되면 일본인 프리미어리거는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이를 전망이다.

가디언은 두 나라의 격차가 선수 개인의 기량뿐 아니라 유럽 진출을 뒷받침하는 시스템 차이와도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축구협회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거점을 마련해 유럽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일본 선수들은 챔피언십 등에서 경험을 쌓은 뒤 EPL로 진입하는 경로를 만들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은 박지성과 손흥민이라는 스타를 중심으로 EPL 성공 사례를 만들어왔지만, 이들을 이을 차세대 선수가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디언이 “한국의 태양은 지고 일본이 떠오르고 있다”고 표현한 이유다. 한일 축구의 엇갈린 흐름이 2026년에는 세계 최고 리그인 EPL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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