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술 외에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던 소아사시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를 정식으로 선보여 아이들 고통을 하루라도 빨리 줄여주고 싶습니다.”

김동혁 아이씨유코퍼레이션 대표는 다음달부터 양산부산대병원과 백병원 안과에서 진행할 예정인 확장현실(XR) 기반 소아사시 디지털 치료제 '프레즈넬(Preznel)'의 확증임상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프레즈넬은 가상현실(VR) 기기에 내장된 두 개 화면이 각각의 눈에 다른 상을 송출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정상인은 자연스럽게 두 상을 하나로 융합해 입체감을 느끼지만 사시 환자는 사시각 만큼 위상차를 느끼게 된다.
이 때 무의식적으로 안구를 움직이는 외안금에 자극이 발생하는데 이를 반복하면 근육 힘이 늘고 신경이 활성화돼 사시 치료에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특히 아직 근육이 고착화하지 않은 5~20세 소아청소년은 수술 없이 프레즈넬을 이용한 치료만으로도 완치 확률이 높다.
아이씨유코퍼레이션은 프레즈넬의 상용화를 목표로 그동안 다수 병원과 협력해 임상 연구를 지속 추진해왔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적합성 평가를 통과했고 이번에 본격 착수하는 확증임상은 그 마무리 단계다.
임상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분당서울대병원 등 수도권 대형병원, 경상국립대병원 등 지역 거점병원과도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창원에 본사를 둔 아이씨유코퍼레이션은 앞서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수도권 거점센터 'G-스페이스 팁스' 6기 입주기업으로 선정되며 전국적으로 행보를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비록 소아사시 표본이 많지 않은 현실이지만 한 명이라도 더 환자들이 관심을 갖고 임상에 참여해주면 이르면 내년쯤 국내에서 프레즈넬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확증임상 통과 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등록 신청을 완료하면 프레즈넬은 본격적으로 상용화 문턱을 넘게 된다. NECA 등록은 의료기관이 디지털 치료제나 기기를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하기 위해 요구되는 제도적 절차다.
한국을 넘어 미국 프레즈넬 인허가 절차에도 속도를 낸다. CES 2026 혁신상 수상과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창업사관학교 선정을 계기로 지난해 설립 완료한 아이씨유코퍼레이션 미국 법인 ICU USA는 최근 UCLA 산하 대학병원인 UCLA 헬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미국 최고 임상 기관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미국 식품의약청(FDA) 인증 획득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시리즈A 투자유치도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프리A 투자 라운드를 통해 5억원을 조달한 지 2년 만의 대규모 투자유치로 금액은 30억원에 이른다. 프레즈넬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사시 외 다양한 안과 질환으로의 확장 가능성까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다양한 안과 질환을 디지털 기술로 해결하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이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사람의 눈을 지키기 위한 비수술 디지털 치료제 연구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