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통합 행보에 나섰다. 패배한 정청래 후보가 '할 말은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전당대회 후유증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공개발언을 통해 '통합'을 강조했다. 아울러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을 청와대로 모두 초청해 당내 화합과 당정청 협력을 다질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18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을지1 및 제36회 국무회의에서 “철통같은 국가 안보도 또 빈틈없는 재난 대비도 지속적인 경제 성장도 모두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지 않으면 쉽지 않다. 민의 삶의 개선, 또 불공정과 비정상의 중단 없는 개혁, 글로벌 초격차 강국의 실현을 위해서 국민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정치권 모두가 긴밀하게 협력하자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 삶을 외면하고 서로를 적대시하는 백해무익한 정쟁보다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다 함께 손을 맞잡을 때”라고 덧붙였다.
이는 여당 전당대회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임기 초반 치러진 여당 전당대회임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진행된 탓에 진영 내 파열음이 고스란히 표출된 탓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 지지율도 하락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전당대회 당일인 17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10~14일 전국 18세 이상 2511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를 물은 결과 긍정 평가는 43%로 집계됐다. 이는 5주 연속 하락한 수치로 취임 이후 같은 회사에서 진행한 여론조사 중 최저치다. 반면에 부정평가는 54.1%로 3주 연속 오차범위(95% 신뢰 수준에 ±2.0%P) 밖에서 긍정 평가보다 우세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 여당 내에서 이 대통령의 신임을 묻는 선거로 평가하기도 했다. 이른바 '친명(친 이재명)-친청(친 정청래)'라는 대결 구도로 치러진 데다 신임 김 대표가 이재명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냈기 때문이다.
승자는 친명계였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후보를 새로운 당대표로 선출했다. 김 후보의 득표율은 54.08%로 1차 경선에서 판가름이 나지 않아 사실상 결선투표인 2차 선호투표를 반영해 최종 결과를 도출했다. 경쟁자인 정청래 후보는 45.92%에 그쳤다.
다만 정 후보는 패배를 순순히 받아들이지만은 않는 듯한 발언도 했다. 정 후보는 전당대회 이후 이동하는 차량에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청래는 졌지만 정청래가 주장하는 것까지 진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당대표 일 때 하지 못했던 말들을 하겠다. 할 말은 하고 살겠다. 인생 뭐 있나”라며 자신의 목소리를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김 신임 대표가 이례적으로 취임 3일째인 19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것도경선 과정에서 갈라진 당심을 서둘러 추스르려는 통합 행보로 풀이된다.
청와대도 전당대회 후유증 장기화를 막기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19일 김민석 대표를 비롯해 정청래·송영길 후보 등을 초청해 청와대에서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당의 통합과 당정청의 국정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사람들의 의견은 다를 수 있다. 갈등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크게 보면 다 우리 모두는 국민의 더 나은 삶, 국가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힘을 모아야 할 운명 공동체들”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람들 사이에는 동질성과 이질성이 병존한다. 같은 것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 다른 점들을 찾기 시작하면 끊임없이 벌어진다. 또 같은 점을 찾기 시작하면 끊임없이 가까워진다”면서 “주권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서로의 작은 차이보다는 더 큰 공통점을 찾아서 국민의 뜻을 받들려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내란을 이겨낸 주권자가 탄생시킨 우리 국민주권정부도 항상 초심을 잊지 않고 국민과 함께 더불어 쉼 없이 전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