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연구 업종으로 꼽히는 국내 현미경 장비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핵심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 덕분이다.

생체현미경 기업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올해 상반기 매출 30억5400만원, 영업손실 16억52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43억7500만원)의 약 70%를 상반기에 달성하고, 영업손실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원 창업기업 아이빔테크는 생체 조직을 단순 사진이 아닌 고해상도 영상으로 촬영해 세포 수준의 동적 변화를 실시간 추적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회사는 현미경 기술을 기초과학연구원(IBS), 국가독성과학연구소(KIT), 서울대 등 국내 연구기관은 물론 미국 사노피, 하버드대, 이탈리아 키에시 파마슈티컬 둥 해외 기업·기관에 납품했다. 아이빔테크는 실적 상승 배경으로 기존 학계 중심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으로 공급처 다변화를 들었다.
아이빔테크 관계자는 “보통 하반기에 매출 비중이 높아 지금 추세라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기대한다”면서 “최근에는 바이오 연구·의료 인프라가 빠르게 성장하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와도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살아있는 세포 모습을 3차원(3D)으로 구현하는 토모큐브도 올해 상반기 매출 77억900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 37억9500만원의 두 배를 넘어섰다. 토모큐브는 빛의 굴절률을 이용해 미토콘드리아와 핵 등을 입체적으로 시각화하는 '홀로토모그래피' 기술이 장점으로, 바이오 조직을 정밀하게 살펴볼 수 있어 동물 대체 시험법으로 부상하는 오가노이드 장기에 활용할 수 있다.

토모큐브는 지난해 4분기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해는 연간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빛의 굴절률을 계산하는 기술을 유리기판에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원자현미경을 응용해 반도체 계측 장비를 개발한 파크시스템스는 상반기 매출 9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4% 감소했지만, 2분기만 보면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회사 수주잔고는 1125억원에 달한다.
주사전자현미경 기업 코셈은 해외 판매 부진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 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 감소했지만, 기존 대리점 체제에서 제조자개발생산(ODM)으로 영업 방식을 전환하며 반등을 노린다.
업계는 세계적으로 첨단 산업기술 경쟁이 심화되면서 원천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연구장비 기업의 실적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세계 연구장비 시장 규모는 올해 252억달러(약 35조3600억원)에서 2035년 423억달러(약 59조3600억원)로 연평균 5.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산업 실태조사'에서도 2024년 국내 연구산업 기업은 2만1007개사로 처음으로 2만개사를 돌파했다. 같은 해 국내 연구산업 매출액은 28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