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3년동안 자사 계열사를 147개에서 92개까지 줄였다.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제외까지 반영하면 86개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정신아 대표 취임 이후 핵심 계열사를 선별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공정거래위원회 집계 기준 92개를 기록했다. 2023년 5월 147개와 비교해 55개 줄었다. 여기에는 라인야후에 매각된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6개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추가 계열사 편입이 없다면 이를 반영한 계열사 수는 86개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카카오 계열사 수는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그룹은 공정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2019년 5월 계열사 71개를 보유했다. 이후 2020년 5월 97개, 2021년 5월 118개, 2022년 5월 136개, 2023년 5월 147개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4년 5월 128개, 2025년 5월 115개, 지난 5월 93개, 이달 92개로 감소했다.
정 대표는 취임 이후 AI와 카카오톡을 핵심 사업으로 지목하고 핵심·비핵심 계열사를 구분하는 체질 개선 작업을 추진했다. 특히 올해는 과거 핵심 계열사였던 다음,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헬스케어를 그룹에서 제외하면서 조직 규모를 줄였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굵직한 계열사 매각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불거지고 있지만 카카오는 추가적인 경영권 매각은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정 대표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글로벌 팬덤 운용체계(OS)'를 카카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면서 그룹 내 역할이 부각됐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지난 3월 피지컬 AI 기반 기술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한 이후 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한 곳으로 부상했다. 미국 기업공개(IPO) 전문 기관 IPOX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6월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 IPO를 위한 등록신고서를 비공개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매각 대신 IPO 작업이 가시화하는 모양새다.
카카오는 올해 AI 에이전틱 플랫폼 구축에 집중한다. 연말까지 카카오톡 안에서 AI 서비스를 이용하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1000만명까지 확대해 대중화 기반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전문가는 이 같은 전략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에 강한 카카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계열사를 줄여 조직을 단순화하는 것도 이용자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빠르게 최적화해야 하는 플랫폼 기업에 적합한 전략이라고 봤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카오는 (재무구조로 인해) AI를 풀 스케일로 투자하기 힘들다”면서 “카카오가 가장 장점이 있는 영역은 애플리케이션(앱) 레벨에서 AI를 다른 파운데이션 AI 모델하고 연결하는 등 AI 에이전트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이어 “플랫폼 기업은 가볍게 조직을 관리하고 플랫폼의 요구 사항을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회사를 줄이는 전략을 쓸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