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 노령연금 수급 사례 잇따라
국내에서 국민연금에 단 한 달 가입한 뒤 과거 보험료 119개월치를 한꺼번에 납부해 노령연금을 받는 외국인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력단절자 등의 연금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추후납부(추납) 제도가 일부 외국인의 연금 수급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추납 신청은 2015년 43건에서 2024년 848건으로 약 20배 증가했다. 추납 금액도 같은 기간 2억330만원에서 54억6100만원으로 26.9배 늘었다.
추납은 실직이나 사업 중단, 결혼·출산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한 기간의 보험료를 나중에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외국인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과거 체류 기간에 대한 추납이 가능하다.
특히 F2·F4·F5·F6 비자 등을 가진 외국인 가운데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단기 가입 후 추납을 통해 연금 수급 요건인 가입 기간 10년을 채우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중국인 A씨는 H-2 비자로 입국해 국민연금에 1개월 가입한 뒤 60세가 됐다. 이후 119개월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부해 현재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중국인 B씨도 추가 가입과 반환일시금 반납, 119개월 추납을 거쳐 총 가입 기간 121개월을 확보해 연금을 수령 중이다.
이 같은 방식이 추납 제도의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납은 실직·출산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한 가입자의 연금 수급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단기 가입 외국인이 과거 체류 기간을 활용해 수급 요건을 갖추는 데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체류 자격과 혼인·가족관계 등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고, 해외 거주 수급자의 사망 여부를 제때 파악하기 어렵다는 관리 문제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 추납과 연금 수급 기준을 정비해 가입자 간 형평성과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