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T-서울대-서울대병원, 내장지방 많을수록 늘어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찾았다

연구 모식도.
연구 모식도.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박한수 의생명공학과 교수(지놈앤컴퍼니 대표) 연구팀이 박진호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원성호 서울대학교 교수팀과 공동으로 한국인 대규모 건강검진 및 장내 미생물 데이터를 분석해 내장지방과 관련성이 높은 장내 세균을 찾아내고, 동물실험을 통해 이들 세균이 비만과 관련된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내장지방은 복부 안쪽에서 장기 주변에 쌓이는 지방이다. 피하지방과 달리 과도하게 축적되면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여러 대사질환의 위험과 관련이 있다.

기존에도 비만과 장내 미생물 사이의 연관성은 알려져 있었지만, 전체 체중이나 체질량지수(BMI)가 아닌 '지방이 몸의 어디에 쌓이는가'에 초점을 맞춰 장내 미생물과의 관계를 대규모로 분석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공동연구팀은 서울대학교병원 건강검진에 참여한 한국인 1833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장내 미생물 군집과 유전정보를 아우르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고 장내 미생물 구성과 △혈압 △혈당·인슐린 △중성지방·콜레스테롤 △BMI·허리둘레·체지방량·내장지방 등 52개 건강지표의 관계를 살펴봤다. 21가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장내 미생물 정보가 각 건강지표를 예측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비교했다.

왼쪽부터 GIST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지놈앤컴퍼니 대표), 서울대학교병원 박진호 교수 (서울의대), 서울대학교 원성호 교수, 서울대학교 김남은 박사 (현 전북대), GIST 의생명공학과 조범기 박사과정생.
왼쪽부터 GIST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지놈앤컴퍼니 대표), 서울대학교병원 박진호 교수 (서울의대), 서울대학교 원성호 교수, 서울대학교 김남은 박사 (현 전북대), GIST 의생명공학과 조범기 박사과정생.

그 결과, 비만과 관련된 여러 지표 가운데 내장지방은 BMI, 총 체지방량, 허리둘레보다 장내 미생물과의 연관성이 더 일관되게 나타났다. 실제로 내장지방은 분석한 지표 가운데 장내 세균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인 세균의 종류도 가장 많았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두 세균과 내장지방의 연관성을 확인한 데 이어, 연구팀은 실제로 이들 세균이 비만과 관련된 변화를 일으키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지방 함량이 높은 먹이(고지방식이)를 먹인 생쥐에 두 세균을 각각 투여한 결과, 두 세균을 투여한 생쥐 모두 세균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체중이 더 많이 증가했다.

특히 '도레아 롱기카테나'를 투여한 생쥐에서는 체지방량과 체지방률이 증가했으며, 내장지방을 포함한 지방조직의 무게도 대조군보다 많이 늘었다. 간에서는 지방 합성과 관련된 유전자(Fasn, Acc)와 포도당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Gck)의 발현도 증가했다.

연구팀은 특히 체질량지수(BMI), 총 체지방량, 허리둘레, 내장지방 등 여러 비만 관련 지표 가운데 내장지방이 장내 미생물과 가장 일관된 연관성을 보이는 지표 중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비만을 단순히 체중이나 BMI만으로 판단하기보다 몸속 지방이 어디에 얼마나 쌓이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향후 비만과 대사질환에서 장내 미생물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한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의 대규모 한국인 건강정보와 장내 미생물 데이터를 분석해 내장지방과 밀접하게 관련된 장내 세균을 찾아내고, 동물실험을 통해 이들 세균이 비만과 관련된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까지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장내 미생물이 인체의 지방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과정을 밝힌다면 비만과 대사질환을 이해하고 새로운 대응 전략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