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 패키징 솔루션 기업 에이치씨앤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공동패키징광학(CPO)' 핵심 부품을 국산화한다. CPO 구현의 병목으로 꼽히는 '광 커플러' 기술을 개발, 상용화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씨앤지는 광 집적회로(PIC)와 광섬유 간 연결 부품인 광 커플러 제품 '엑스 브릿지(X-BRIDGE)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시제품을 제조하는 단계로, 이르면 올 4분기 완료될 예정이다.
CPO는 반도체 칩과 광통신 모듈을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하는 차세대 연결(인터커넥트) 기술이다. AI가 확산되면서 급부상했는데, 기존 구리선 기반 전기 신호를 빛으로 전환해 전송 속도(대역폭)를 높이고, 전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업계에서도 CPO 구현에 총력전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빛을 이용해 신호를 전송하고 처리하는 PIC와 광 섬유 사이인 '커플링' 구간에 적합한 부품 확보가 어려워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부품을 커플러라고 하는데, 머리카락보다 얇은 광 섬유를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정렬 및 접합하는 기술 난도가 높다. 또 고출력 광원과 냉각 환경까지 견딜 내구성도 요구된다.
이 때문에 일부 해외 사례를 제외하곤 국내에서 커플러 개발에 뛰어든 제조사를 찾기 어렵다. 광 커플러가 광 모듈·기판·레이저 솔루션과 견줘 부족한 상황이라 CPO 병목으로 지목된다.
에이치씨앤지 엑스 브릿지는 CPO 커플링 구간에 특화된 수동형 광 커넥터 솔루션이다. 유기 접착제를 배제한 전무기물 구조를 기반으로 초고출력 광원 대응, 침수냉각 호환, 수동 정렬 기술을 구현했다. 특히 유지 보수를 위해 떼었다 붙일 수 있는 착탈형 구조를 채택해 주목된다.
다수의 관련 기술 특허도 확보했다. 회사는 국내 수요 기업과 비밀유지계약(NDA)를 체결하고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술의 개념 검증 단계를 넘어 고객 평가와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의미다.
김형준 연구소장은 “CPO의 성패는 결국 칩과 광섬유를 잇는 마지막 1mm(커플링 구간)에서 갈린다”며 “원자력·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신뢰성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엑스 브릿지를 글로벌 CPO 공급망의 표준 커플링 솔루션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