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도 이례적으로 낮아…안전성 논쟁 불지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경기장에서 럭비 경기 시작 직전 여객기 두 대가 아슬아슬한 저공비행을 선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장에 모인 5만6000여명의 관중은 환호했으나 항공 전문가들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31일(현지시간) AP 통신·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9일 케이프타운 DHL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과 뉴질랜드의 럭비 경기 전 현지 항공사 에어링크 소속 엠브라에르 여객기 두 대가 저공비행 시범을 펼쳤다.

항공기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선두 비행기는 경기장 지붕 상공 불과 12~14m 높이를 통과했다. 뒤따르던 두 번째 비행기는 경기장 지붕에서 연출된 분홍색 연기 속을 통과하며 아찔한 비행을 선보였다.
수많은 관중의 환호를 받았으나 항공 전문가들은 돌발 상황 발생 시 대처할 오차 범위가 지나치게 좁았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마티누스 남아공 항공기소유주·조종사협회 회장은 해당 고도에서는 기체 이상 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경고했다. 전직 조종사 키스 톤킨 역시 상업용 여객기는 저고도 비행용이 아니며 난기류나 조류 충돌이 발생할 경우 경기장 추락 등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에어링크 측은 이번 비행이 철저한 사전 계획과 예행연습을 거쳤으며, 민간항공국(SACAA)의 승인 아래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승객 없이 베테랑 기장 3명이 탑승했고, 비행 속도와 고도 역시 규정을 준수했다고 덧붙였다.
남아공은 1995년 월드컵 결승전 보잉 747기 비행 이후 주요 경기 전 저공비행을 선보이는 전통이 있다. 그러나 이번 비행은 고도가 이례적으로 낮아 여론과 전문가 사이에서 안전성 논쟁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