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카이스트, κ상 인듐셀레나이드 4인치 웨이퍼 규모 논리 트랜지스터 구현

포스텍(POSTECH)은 노용영 화학공학과 교수, 통합과정 이재윤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권지민 교수·이용우 박사 연구진과 함께 'κ상 인듐 셀레나이드'를 4인치 웨이퍼 규모 논리 트랜지스터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인듐 셀레나이드는 전자의 유효 질량이 극히 작아 실리콘보다 전자이동도와 포화속도가 빨라 N형 반도체로서는 역대급 성능을 발휘하지만 밴드 구조 특성상 정공의 유효 질량이 전자에 비해 훨씬 무겁고 둔해 P형 도핑 구현이 어렵다. 특히 공기 중 수분과 산소에 매우 취약하다는 약점도 있다.

(왼쪽부터)노용영 포스텍 교수, 통합과정 이재윤 씨, 권지민 카이스트 교수, 이용우 박사
(왼쪽부터)노용영 포스텍 교수, 통합과정 이재윤 씨, 권지민 카이스트 교수, 이용우 박사

한 번 가해진 전압의 흔적을 '기억하는' 특성은 메모리에는 유리하지만, 같은 신호에 항상 같은 답을 내야 하는 논리회로에서는 적합하지 않았다. 게다가 작은 조각에서는 성능이 좋아도, 넓은 웨이퍼 전체에 고르게 펼쳐 만들기가 어려워 실제 공장 공정에 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κ상에 눈을 돌렸다. 같은 인듐 셀레나이드라도 κ상은 원자 배열이 달라 '기억하는' 성질이 억눌려 있다. 그로 인해, 늘 일정한 답을 내야 하는 논리회로에 더 유리하다. 연구팀은 산업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열증착 공정으로 인듐 셀레나이드를 쌓은 뒤 250℃에서 열처리했다. 그러자 약 10㎚(나노미터) 두께의 κ상 박막이 4인치 웨이퍼 전체에 고르게 입혀졌다. 공정 온도도 이미 만들어진 실리콘 회로를 망가뜨리지 않고, 그 위에 소자를 층층이 쌓아 올릴 수 있는 450℃ 이하 조건을 안정적으로 만족했다.

성능도 뛰어났다. 웨이퍼에 576개를 촘촘히 배열한 트랜지스터는 위치에 상관없이 균일한 특성을 보였고, 전하 이동속도도 빨랐으며 신호를 켜고 끄는 효율인 온·오프 전류비는 1억 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저온·대면적 박막 공정으로 제작된 기존 2차원 반도체 트랜지스터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κ상 인듐 셀레나이드 박막 형성 및 트랜지스터 모식도
κ상 인듐 셀레나이드 박막 형성 및 트랜지스터 모식도

또 100ns의 짧은 전기 신호를 1000만 회 반복하는 조건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실제 논리소자에서 요구되는 빠른 스위칭과 반복 동작 안정성을 검증했다. 여기에 특성이 전하 운반 방식이 다른 p형 셀레늄 합금화 텔루륨 산화물을 더해 입력 신호를 정반대로 뒤집어 내보내는 회로까지 만들어냈다. 이 결정 구조가 진짜 논리 반도체로 쓰일 수 있음을 보여준 확실한 증거였다.

이번 성과는 메모리에 어울린다고 여겨지던 인듐 셀레나이드를, 잘 쓰이지 않던 κ상으로 바꿔 넓은 웨이퍼에 고르게 입힘으로써, 논리 반도체로도 쓸 수 있다는 것을 처음 보여준 연구다. 반도체를 평면이 아니라 위로 쌓아 올리는 '3차원 집적' 시대에 특히 의미가 크다.

낮은 온도에서 넓은 면적에 고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완성된 실리콘 칩을 망가뜨리지 않고 그 위에 새로운 기능을 얹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더 작고 강력한 반도체를 향한 길을 여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포스텍 통합과정 이재윤 씨는 “인듐 셀레나이드는 주로 '기억하는 메모리 반도체'로 연구됐지만, 이번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κ상을 안정적인 논리 반도체로 확장했다”고 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글로컬대학30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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