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인을 국가 대표 인재로 직접 발굴·예우하는 '국가과학기술자' 제도를 신설한다. 앞으로 5년간 리더급 과학기술인 100명과 차세대 인재 1000명을 선발해 연구 활동을 지원하고 국가 과학기술 정책 수립에도 참여시킨다.
우수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고 과학기술인이 자부심과 명예를 갖고 연구에 몰입하는 국가 차원의 인재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9회 심의회의 의결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의 '제5차 과학기술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올해부터 만 55세 이하 리더급 국가과학기술자를 매년 20명씩 선발해 증서·현판 수여, 국가 과학기술 정책 수립 참여, 국가 주요 행사 주빈 초청, 연구 성과 글로벌 홍보, 출입국 패스트트랙 심사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수준급 과기인을 국가가 예우하고 이들이 자부심을 갖고 연구에 매진하게 하자는 취지다. 1억원의 국가과학기술자 지원금은 연구 활동은 물론 국내외 학회 참가, 후학 양성, 인건비 등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정부는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유사한 목적의 '국가과학자지원사업'을 운영했다. 1~2명씩 선발해 매년 최대 30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는데, 정부 주도의 '스타 만들기'로 변질되며 전반적인 국내 연구 환경 개선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국가과학기술자 제도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동참하는 공적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2월 “국가과학자 제도를 도입해 평생을 과학기술 연구에 종사하며 자랑스럽고 명예롭게 살 수 있는 길을 열어보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년부터 별도로 200명씩 5년간 선발하는 차세대 국가과학기술자 역시 5000만원의 지원금과 칭호 부여, 대통령과의 대화 초청, 대형 연구시설·장비 사용 우대 등으로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유도한다. 국가과학기술자 선정 심사는 독립된 선정심사위원회가 전담하며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2030년까지의 제5차 기본계획의 비전으로 '과학기술인이 되고 싶은 나라, 과학기술인이 존중받는 나라'를 삼고, 안정적 과학기술 인력 확보, 핵심 과학기술 인재 집중 육성, 전 주기 성장 안정망 구축 등 3대 전략을 실행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정부출연연구기관 인력 확충과 4대 과학기술원 정원 확대를 약속했다. 우수 인재가 어린 시절부터 과학기술에 흥미를 갖고 진로를 이어가도록 내년 전국 학교에 '지능형 과학실'을 구축하고 현재 1개인 과기원 부설 영재학교를 3곳 더 신설한다.
이공계 대학원생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학업과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구생활장려금' 지원 대학은 2030년까지 70개교 안팎으로 확대하고 대통령과학장학금 등을 포함해 현재 3000명 수준의 장학생 지원 규모도 1만명 수준으로 크게 늘린다. 인공지능(AI) 연구 인프라 구축, 해외 우수 연구자 2000명 유치, 경력 단절 여성 과기인 지원도 이번 계획에 담았다.
과기정통부는 부처와 기관별로 분산된 과학기술인재 정책을 조정해 산업·연구 현장 수요에 맞춰 우수 이공계 인력이 유입되는 체계를 구축한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과 저출산·학령인구 감소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이 글로벌 선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결국 '사람'”이라면서 “이번 5차 기본계획은 과학기술인재가 대한민국 땅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마음껏 성장하고 활약할 수 있는 전 주기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