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추석과 같은 음력 8월 15일을 기념하는 홍콩 중추절이 오는 9월 도심 곳곳을 화려한 등불과 전통문화 행사로 채운다. 올해는 국내 추석 연휴와 홍콩의 중추절 기간이 맞물리면서 쇼핑과 미식을 넘어 현지 명절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 시기로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홍콩관광청은 오는 9월 홍콩 전역에서 중추절을 맞아 '홍콩 중추절 등불 축제(International Lantern Spectacular)'와 '타이항 파이어 드래곤 댄스(Tai Hang Fire Dragon Dance)'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홍콩에서 중추절은 가족과 친지가 모여 월병을 나누고 보름달을 감상하는 대표적인 명절이다. 도심 곳곳에서 등불을 밝히고 전통 행사가 이어지는 것도 홍콩 중추절만의 특징이다.

올해는 9월 17일부터 27일까지 빅토리아 파크에서 '홍콩 중추절 등불 축제'가 열린다. '화합'을 주제로 마련되는 행사에는 20개 국가 및 지역의 등불 약 3000개가 한자리에 모인다.
세계 각국의 전통과 공예 문화를 담은 '세계 등불 거리(World Lantern Boulevard)'도 조성된다. 한국 진주의 비단 등을 비롯해 브라질의 패치워크 등불, 폴란드 전통 종이 오리기 기법을 활용한 등불 등 각 지역의 문화적 특징을 반영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중국 난징의 전통 등불도 주요 볼거리다. 17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친화이 등불' 제작팀이 홍콩을 찾아 대형 작품을 선보인다.
빅토리아 파크 정문에는 홍콩을 상징하는 반얀나무에서 영감을 받은 높이 8m 규모의 '나무 그림자로 흐르는 빛(Shadowlight)'이 설치된다. 관람객이 등불 주변을 직접 걸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모형 보트 연못에서는 높이 7m의 보름달과 연꽃 등불을 결합한 '연못의 달빛(Moonlit Lotus)'을 만날 수 있다. 잉어가 뛰어오르는 모습을 표현한 '용문(Dragon Gate)'과 연꽃 사이를 헤엄치는 잉어를 형상화한 작품도 함께 전시된다.
홍콩 현지의 전통 등불 문화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빅토리아 파크 힐 놀 파빌리온에는 토끼와 스타프루트, 금붕어 등을 소재로 홍콩 장인들이 제작한 수공예 등불 약 400개가 전시된다.
같은 기간 홍콩특별행정구 정부 산하 레저문화서비스부가 주관하는 '중추절 등불 카니발(Mid-Autumn Lantern Carnival)'도 빅토리아 파크에서 진행된다. 홍콩의 음식과 일상 풍경을 소재로 한 등불 전시와 전통 공예 프로그램 등을 통해 현지의 중추절 문화를 소개한다.
화려한 등불과 함께 홍콩 중추절을 상징하는 전통 행사도 이어진다.

'타이항 파이어 드래곤 댄스'는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홍콩섬 타이항 일대에서 진행된다. 100년 넘게 지역 주민들이 이어온 전통 행사로 현재 중국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행사가 시작되면 약 1만2000개의 향으로 불을 밝힌 길이 67m의 용이 북소리와 함께 타이항 거리를 누빈다. 300명이 넘는 참가자가 용의 몸통을 들고 골목을 이동하면서 만들어내는 불빛과 향 연기가 중추절 밤의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파이어 드래곤 댄스는 과거 지역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하며 시작된 전통으로 현재까지 매년 중추절을 전후해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공연을 넘어 타이항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계승하는 생활문화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올해 추석 연휴 홍콩 여행은 일반적인 도심 관광에 현지 명절 문화를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빅토리아 파크에서는 세계 각국의 등불과 홍콩 전통 등불 문화를 만나고, 인근 타이항에서는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불용 행렬을 직접 볼 수 있다.
홍콩관광청은 이번 중추절을 통해 홍콩의 전통문화와 현대적인 도시 풍경이 어우러진 여행 콘텐츠를 알리고, 한국 여행객들이 현지 명절 분위기를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박병창 기자 (park_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