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인기에 가품도 극성…현지 제조·유통 확산에 국내 업계는 전담 인력까지

K뷰티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품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 브랜드 신제품이 출시된 지 한 달 남짓 만에 가품이 등장하는 가운데 중국 현지에서 제조부터 유통까지 이뤄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자료 에이피알〉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자료 에이피알〉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광둥성 자오칭(肇庆)에서 적발된 약 2000㎡ 규모 가품 제조시설에서는 화장품 원료 배합부터 제품 충전, 라벨 부착, 포장까지 이뤄지고 있었다. 현장에서는 화장품 원료와 용기 본체·뚜껑 등이 발견됐으며 메디큐브 가품 약 1400개가 압수됐다.

광둥성 산터우시(汕头市)에서도 올해 상반기 한국 화장품 가품 제조 현장이 잇따라 적발됐다. 임시 건축물과 철제 간이창고 등을 활용해 가품을 제조했으며 메디큐브 가품만 약 3만9000개가 압수됐다. 다른 창고에서도 1200여 개가 추가로 발견됐다.

가품 생산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생산업자들은 신제품 출시 후 온라인에 가짜 판매 페이지를 올려 수요를 확인한 뒤 원료와 용기, 포장재 등을 확보한다. 이후 제품 생산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한 달 남짓이다.

최근에는 가품 판매업자가 직접 제조하지 않고 OEM·ODM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 업체가 정품과 유사한 용기와 내용물을 준비하고 상표와 포장까지 갖춰 납품하는 방식이다.

생산된 가품은 선전·둥관(东莞) 등 중국 내 물류 거점을 거쳐 해외로 유통된다. 실제 지난달 루마니아 티미쇼아라(Timisoara) 공항 세관에서는 메디큐브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 위조 의심 제품 100여 점이 압류됐다.

가품 확산에 브랜드사도 대응에 나섰다. 에이피알은 최근 아마존과 틱톡샵의 지식재산권 침해 및 가품 모니터링, 플랫폼 제재 등을 담당할 별도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현재 경력사원과 채용연계형 인턴을 각각 모집하고 있으며, 아마존 Brand Registry와 틱톡샵 IPPC 관리 경험 등을 우대사항으로 제시했다.

채용공고에는 글로벌 플랫폼 가품 모니터링과 제재, 브랜드 스캠 사이트 예방·제재, 플랫폼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한 브랜드 보호 체계 구축 등이 업무로 명시됐다.

크레이버코퍼레이션도 IP(상표권·가품) 담당자를 채용했다. 국내외 상표 출원과 제3자 분쟁 대응, 세관 통지 대응, 브랜드 IP 보호 전략 수립 등이 주요 업무다. 관계사와 함께 오프라인 가품 조사·단속을 진행하는 업무도 포함됐다.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자료 에이피알〉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자료 에이피알〉

가품 차단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지식재산처에 따르면 해외 온라인에서 차단된 K브랜드 위조 화장품은 2023년 1만6774건에서 2024년 2만3494건, 지난해 3만6116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증가율은 53.7%다.

지재처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적발·차단한 K뷰티 분야 위조상품 판매 게시글도 총 14만2976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체 위조상품 판매글 차단 건수의 13.4%를 차지했다.

정부 대응도 강화되고 있다. 지재처는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관세청과 함께 해외직구 위조 의심 화장품 안전검사를 실시하고 검사 규모를 지난해 1080건에서 1200건으로 확대한다. 위해 우려가 확인되면 통관을 보류하고 판매 사이트 차단에도 나설 방침이다.

관세청이 지난해 통관 단계에서 적발한 K브랜드 위조품 가운데 화장품은 4만1903점으로 전체의 35.9%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직후부터 온라인에서 수요를 확인하고 짧은 기간 안에 가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가품이 만들어지는 단계부터 추적할 수 있는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자료 에이피알〉
중국 내 K뷰티 가품 제조 시설 적발 현장. 〈자료 에이피알〉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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