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차로 20분 거리, 신흥 주거지로 부상하는 리더케르크 렘브란트베흐에 들어서면 도심 직장인들이 주로 거주하는 목조 아파트 단지가 눈에 띈다.
주택공사 '워컴파스'가 짓고 있는 102세대 사회임대주택으로, 네덜란드 건설업계에서 보기 드물게 거의 대부분을 목조 구조로 지었다. 목재는 건축 과정 탄소 배출을 줄이고, 탄소를 장기간 저장하는 효과가 있다.


단지 옥상에 LG전자 공기열원 히트펌프 냉난방시스템 '써마브이(Therma V)'가 있다. 화석연료 대신 외부 공기의 열에너지로 냉매 상태를 바꿔 냉난방과 온수를 동시에 공급한다.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고효율 인버터 스크롤 컴프레서를 탑재해 투입 전력 대비 4~5배 수준 열에너지를 얻는다.
화석연료 보일러 대비 에너지 소비량은 40~6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R32 냉매를 사용하고, 영하 15도 추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1미터 거리 소음은 44dB(A)로, 인구 밀집 주거지에 맞춰 설계됐다.
세대 내부에는 특별한 장치가 하나 더 있다. LG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프리미엄 온수 솔루션 기업 OSO의 스테인리스 버퍼탱크(Buffer Tank)다. 히트펌프와 버퍼탱크를 패키지로 결합해 시너지를 낸 첫 사례다.
버퍼탱크는 히트펌프가 만든 난방수를 저장해 온도를 유지하며 배관 전체에 공급하는 완충 장치다. 방 하나만 난방을 남겨두면 순환하는 물의 양이 급격히 줄어 물 온도가 치솟는데, 이때 버퍼탱크가 과열된 물을 식히거나 미지근한 물을 데워 시스템의 잦은 가동·정지를 막는다. 부품 마모와 부하가 줄고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도 방지된다. 고성능 단열 구조와 스테인리스 소재로 열 손실과 부식 위험도 낮췄다.
로빈 클라우스 LG전자 베네룩스법인 ES사업 리더는 “유럽 고객의 요구가 냉난방과 온수, 열 저장과 제어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부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히트펌프 신뢰성은 시장에서 오랫동안 인정받아 왔다”며 “LG전자는 다양한 탱크 라인업과 히트펌프를 결합한 온수 솔루션으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2019년 네덜란드 정부는 2050년까지 약 700만 가구와 100만개 빌딩의 '가스 제로(Gas-free)'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리더케르크 아파트처럼 신축 주택은 이제 가스 사용이 금지된다.

네덜란드는 숙련된 설치 기사와 엔지니어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 LG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10년 넘게 'LG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설치 기사를 무상으로 교육·인증해 왔다. 지금까지 배출한 전문가는 1만명이 넘는다.
로테르담(네덜란드)=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