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사인은 '시클로르핀 중독' 처음 들어봐”… '펜타닐 10배' 신종마약 정체는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펜타닐보다 훨씬 강력한 신종 합성 오피오이드 '시클로르핀(Cychlorphine)'과 관련된 첫 사망 사례가 확인되면서 현지 보건당국과 경찰에 비상이 걸렸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의 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16세 청소년 단테 폴 라쿠르트의 부검 결과 사망 원인으로 '시클로르핀 중독'이 확인됐다.

단테는 발견 당시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입과 코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나오는 상태였다. 이를 발견한 어머니는 현장에서 오피오이드 과다복용 해독제인 날록손(제품명 나르칸)을 두 차례 투여했으나 단테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유족은 당초 펜타닐 과다복용을 의심했지만 검시관 보고서에서 처음 보는 약물 이름인 시클로르핀을 접했다.

단테의 어머니 크리스티나 라쿠르트는 “아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려다 현장을 마주했다. 아들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 있었고 핏줄이 불거져 있었다. 검은 액체가 코와 입에서 흘러나와 침대에 고여 있었다”며 “검시관 보고서에서 시클로르핀이란 약물의 이름을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클로르핀이 펜타닐보다 최대 10배 강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기존 펜타닐 검사지로는 시클로르핀을 검출할 수 없어 위험성이 크다.

과다복용 시 여러 차례 날록손을 투여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날록손을 한두 회분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클로르핀은 최근 불법 마약 시장에서 등장한 새로운 합성 오피오이드다. 1960년대 개발된 오피오이드 계열 약물과 구조적으로 연관돼 있지만 시클로르핀 자체는 최근 등장한 신종 물질로 분류된다.

유럽연합 마약청(EUDA)은 시클로르핀을 새로운 향정신성 물질로 감시하고 있다. 2024년 이후 유럽에서 확인되기 시작했으며 최근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기존 의약품과 비슷하게 생긴 위조 처방약에 시클로르핀이 섞여 유통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이용자가 자신이 복용하는 알약에 시클로르핀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워 소량만으로도 치명적인 과다복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경찰은 단테의 휴대전화 기록 등을 추적해 수사를 벌인 끝에 최근 불법 마약 유통 용의자 4명을 체포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가짜 처방 알약 약 2만개와 총기류 등을 압수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압수된 알약에 시클로르핀이 포함됐는지 정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과 별도로 압수한 다른 알약에서도 시클로르핀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당 약물이 이미 지역 불법 마약 시장에 퍼졌을 가능성을 두고 현지 당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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