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빠진 증시, 외국인이 키 쥔다…“중동 종전이 금리 변곡점”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국내 증시를 움직이는 수급의 중심이 개인투자자에서 외국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금리 역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보다 중동 전쟁의 향방이 단기적인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2일 한국거래소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수급의 키가 외국인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며 “개인이 파는 물량을 외국인이 얼마나 잘 사주느냐가 달라진 수급 구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자금이 최근 증시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개인 직접투자자금은 지난 8월 13조5466억원 순유출돼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달 18일까지 9조83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일평균으로 환산하면 8월보다 유출 속도가 더 빠르다.

과거 약세장과도 다른 흐름이다. 통상 주가가 고점을 찍고 조정에 들어가더라도 개인 자금은 일정 기간 추가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증시가 꺾인 직후부터 대규모 자금 유출이 나타났다.

김 센터장은 “6~7월에 주식에서 너무 크게 데인 것 같다”며 “과거 1년 이상 이어졌던 순환적 약세장에 버금가는 조정이 27거래일 만에 나타나면서 충격이 자금 유출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피 조정 폭이 38.3%에 달해 과거 주요 순환적 약세장과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반등 여부도 외국인 수급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매를 국내 증시 수급 변화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제시했다. 외국인이 최근 수년간 삼성전자 비중을 크게 줄였는데, 반도체 업황 우려가 완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수급을 되돌릴 핵심 변수로는 '중동 전쟁'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시장 관점에서는 지금 중동 전쟁의 종결이 중요하고, 어떻게든 금리가 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쟁이 끝나면 유가가 많이 떨어지고 장기금리도 연준의 금리 결정과 무관하게 시장의 힘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강한 단기 글로벌 유동성 랠리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각국의 재정 확대를 구조적인 금리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부 지출이 확대되면서 국채 공급과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고금리가 장기간 유지되면 세계 경제가 과부채 구조이기 때문에 어디에서 문제가 터질지 알 수 없다”며 “2~3년의 시계에서는 시장금리 상승을 중앙은행이 어떻게 제어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에게는 개별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 투자보다 지수 중심의 패시브 투자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식투자가 누구에게나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개별 종목이 아니라 시장에 대한 투자”라며 “개별 종목에 투자하려면 그에 걸맞은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10년간 코스피가 330.2% 오른 반면 같은 기간 상장사 1274곳은 주가가 하락하거나 상장폐지됐다는 설명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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