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종 실증 거쳐 지자체 노후 상수관 정비시장 공략

GS건설이 노후 상수관로를 대규모 굴착 없이 복구하는 '펠릭스(PELIX) 공법'을 앞세워 국내 상수도 정비시장 공략에 나선다. 기존 분사 방식보다 공사기간을 90% 단축하고 공사비를 3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기술로, 올해 최종 실증을 거쳐 본격적인 사업화에 착수한다.
GS건설은 최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6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서 대구경 상수관로 비굴착 갱생기술인 펠릭스 공법을 선보였다고 23일 밝혔다.
이 기술은 2023년 착수한 산업통상부·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지원 국가 연구개발(R&D) 과제를 통해 개발됐다. 세진이엔이가 주관하고 블루그린링크, GS건설, 중앙대학교, 한국건설기계연구원이 참여한 컨소시엄의 공동 연구 성과다.
펠릭스 공법은 기존 상수관로를 철거하지 않고 내부에 특수 라이너를 삽입해 노후관을 복구하는 기술이다. 관로를 예열한 뒤 라이너를 반전·삽입하고 열을 가해 부착하는 방식으로, 직경 800~2500㎜의 대구경 상수관에 적용할 수 있다. 한 번에 최대 400m까지 시공할 수 있으며, 수직·수평 곡관에도 최대 45도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특히 기존 분사 방식과 비교해 공사기간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공사비를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컨소시엄 측 설명이다. 굴착구 공사와 세관 작업을 제외한 1회 시공기간은 4~5일이다.
무인 로봇을 활용한 전처리 기술도 확보했다. 호두껍질 분말과 드라이아이스를 고압으로 분사해 관 내부에 쌓인 녹과 콜타르를 제거한다. 작업자가 관로 내부에 직접 진입하지 않아도 돼 밀폐공간 작업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라이너는 폴리에틸렌(PE) 필름과 열가소성 접착제인 에틸렌초산비닐(EVA) 등을 결합한 구조다. 수도용 자재 위생안전기준인 KC 인증을 획득했으며, 기존 공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라이너 박리와 처짐을 방지하도록 설계했다.
시공 전후 관로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모니터링 기술도 개발했다. 폐쇄회로(CC)TV와 라이다를 활용해 관 내부 표면과 변형률을 측정하고, 위치정보와 관성측정장치를 결합해 관로 노선을 파악한다.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평가보고서를 자동 생성하고 발주처와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국내 노후 상수관로 정비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설치 후 30년이 지난 상수관로는 2030년 약 8만㎞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후 상수관로 개량 투자 규모도 2030년까지 10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컨소시엄은 올해 국가 R&D 과제 4년 차 최종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실증을 마무리한 뒤 국내 지자체의 노후 상수관로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펠릭스 공법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최영화 블루그린링크 대표는 “펠릭스 공법은 기존 기술의 시공 한계를 극복하면서 공사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올해 최종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노후 상수관로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