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차이나] 中 AI 에이전트 시장, '대화'에서 '실행'으로

기업용 에이전트 상용화 초기 단계…2025년 212억위안서 2029년 3320억위안으로 성장 전망

중국 인공지능(AI) 산업이 대규모언어모델(LLM) 성능 경쟁을 넘어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Agent)' 시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AI가 질문에 답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사용자 목표를 이해하고 작업을 스스로 계획한 뒤 필요한 도구와 시스템을 활용해 결과까지 만들어내는 '실행형 AI'로 진화하고 있다.

36Kr 연구원이 발표한 '2026년 중국 AI 에이전트 산업 발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AI 에이전트 시장은 현재 개념 검증 단계를 지나 생산성 검증과 상용화가 시작되는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 기업용 범용 에이전트가 먼저 상용화에 나서고 있으며, 산업별 특화 에이전트는 시범 적용에서 규모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개인 소비자용 에이전트도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실험하는 단계다. 반면 단말형 에이전트와 로봇 등 구현체(Embodied) 에이전트는 생태계 구축과 초기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테크 차이나] 中 AI 에이전트 시장, '대화'에서 '실행'으로

시장 규모 역시 빠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보고서가 인용한 CIDC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중국 기업용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212억위안에 달했다. 2029년에는 3320억위안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산업 전체로는 초기 시장이지만 기업 디지털 전환이 심화하면서 단순한 업무 보조를 넘어 실제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투입하려는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AI 에이전트 시장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AI 가치 중심이 '이해와 대화'에서 '의사결정과 실행'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기존 생성형 AI가 질문에 대한 답변이나 콘텐츠 생성에 주로 활용됐다면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제시한 목표를 여러 단계 작업으로 분해하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 뒤 외부 도구와 시스템을 호출해 최종 결과를 만들어낸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특히 중요하다. 기존 디지털 전환이 개별 업무 효율화에 집중했다면 에이전트는 여러 시스템과 업무를 연결해 하나의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료 조사부터 데이터 분석, 문서 작성까지 여러 단계로 이어지는 업무를 하나의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방식이다. AI가 실제 생산 프로세스 안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이에 따라 AI 산업 경쟁 기준도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는 모델의 매개변수 규모와 벤치마크 성능, 추론 능력 등이 주요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에이전트 시대에는 얼마나 복잡한 업무를 안정적으로 수행하는지, 실제 기업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 다양한 도구와 시스템을 얼마나 원활하게 연결하는지, 하나의 업무를 완료하는 데 드는 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가 중요해진다.

특히 기초 모델 성능이 향상되고 추론 비용이 낮아지면서 LLM 자체는 필요할 때 호출하고 조합할 수 있는 범용적인 지능 자원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 경쟁 중심도 '더 강력한 모델'에서 '모델을 활용해 실제 업무를 완수하는 능력'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테크 차이나] 中 AI 에이전트 시장, '대화'에서 '실행'으로

기업용 에이전트 플랫폼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 초기에는 기업이 손쉽게 에이전트를 개발하도록 돕는 애플리케이션 구축 도구가 중심이었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 환경에 투입되면서 개발·평가·배포·운영·모니터링·성능 개선까지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에이전트 플랫폼이 단순한 개발 도구에서 기업의 AI 운영을 뒷받침하는 지능형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 업무 자동화 방식인 워크플로와 에이전트의 결합도 주요 흐름이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업무를 차례대로 처리하는 워크플로에 에이전트 상황 판단과 계획·추론 기능이 더해지면서 보다 유연한 업무 자동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와 시스템 연결성, AI의 행동을 관찰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가시성, 권한 관리와 보안·거버넌스 체계 역시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향후 시장은 범용 기업용 에이전트에서 금융·제조·의료·유통 등 산업별 특화 에이전트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개인 시장에서는 일정 관리와 정보 검색을 넘어 예약, 문서 처리, 생활 서비스 등 다양한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개인 비서형 에이전트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과 PC를 넘어 자동차와 로봇 등 물리적 환경에서 작동하는 구현체 에이전트로 시장이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3~5년은 AI 에이전트 산업 기술과 시장 구조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멀티모달 이해와 장기 기억, 계획 및 추론, 도구 호출 기술이 발전하는 동시에 단일 기능을 수행하는 에이전트에서 여러 업무를 연결해 처리하는 복합형 에이전트로 제품이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델 기업과 플랫폼 기업, 소프트웨어·솔루션 기업, 데이터 기업 간 협력도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는 아직 성장 초기 단계지만 산업의 방향은 분명해지고 있다. 생성형 AI가 인간과 AI의 새로운 '대화' 방식을 열었다면 에이전트는 인간과 AI의 새로운 '협업' 방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앞으로 AI의 산업적 가치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제공하느냐를 넘어 사용자가 원하는 목표를 얼마나 정확하고 안정적으로 수행해 실제 결과로 연결하느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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