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 체감경기가 두 분기 연속 반등했다. 반도체·화장품 등 수출 호조 업종을 중심으로 경기 개선 기대가 확산됐지만, 제조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영업이익이 연초 목표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비용 상승이 수익성 회복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기업 2413곳의 응답을 집계한 '2026년 4분기 제조업 기업경기전망지수(BSI)'가 86으로 전분기(80)보다 6포인트(p) 상승했다고 28일 밝혔다. BSI가 100을 넘으면 다음 분기 경기를 전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조사는 8월 20일부터 9월 2일까지 전국 10인 이상 제조업체 2700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수출기업 BSI는 반도체·화장품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5p 오른 91을 기록했다. 내수기업은 환율 안정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이 완화되면서 7p 상승한 85로 집계됐다. 수출·내수기업 지수가 함께 오른 것은 2025년 3분기 이후 다섯 분기 만이다.
기준치 100을 웃돈 업종은 전분기 반도체(113) 1개에서 반도체·화장품·의료정밀·조선·제약바이오 등 5개로 늘었다. 반도체는 139로 집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기준치를 상회했다. 반도체 BSI는 지난해 4분기 98로 기준치를 밑돈 뒤 올해 1분기 120, 2분기 118, 3분기 113을 거쳐 이번에 26P 뛰었다. 화장품(120)과 의료정밀(108)은 각각 20p, 28p 올랐다.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으로 수주가 늘어난 조선(103)과 바이오시밀러 수출이 증가한 제약바이오(102)도 개선 전망이 우세했다. 비금속광물(88)은 원자재 가격 안정과 가을 성수기 진입에 힘입어 27P 급등했다.
반면 전자·통신(80)은 메모리·동박적층판(CCL)·구리 등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으로 전분기보다 13p 하락했다. 같은 IT 업종 안에서도 반도체와 전자·통신 체감경기가 엇갈린 것이다.
수익성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영업이익이 연초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는 응답은 60.4%('10% 이내 일부 미달' 43.5%, '크게 미달' 16.9%)에 달했다. '목표 수준 달성'은 31.7%였고, 초과 달성 전망은 7.9%에 그쳤다. 목표 달성의 최대 걸림돌로는 '원자재·에너지 등 생산비용 상승'(43.2%)이 꼽혔다. 이어 '판매·수주 여건 악화'(24.9%), '인건비 증가 및 인력 확보 애로'(11.7%), '환율 변동성'(6.8%), '통상환경 악화'(4.1%), '규제·인허가 등 제도'(1.3%) 순이었다.
강민재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일부 주력 업종 호조와 수출·내수기업의 경기심리 개선으로 제조업 경기전망지수가 두 분기 연속 상승했으나, 기업 10곳 중 6곳은 영업이익 목표 미달을 예상하고 있다”며 “원자재·에너지 등 생산비용 상승이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로 나타난 만큼 원자재 수급 안정과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 등 기업 경영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