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액체냉각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가로막는 5가지 장벽

나한돌 KAYTUS코리아 엔터프라이즈 사업부 기술 총괄 이사
나한돌 KAYTUS코리아 엔터프라이즈 사업부 기술 총괄 이사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데이터센터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워크로드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국에서도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AI 데이터센터(AID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약 3억1600만달러 규모였던 국내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 역시 2035년까지 연평균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워크로드가 만들어 내는 고밀도 발열을 처리하기엔 기존 공랭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뛰어난 열 교환 효율과 에너지 효율을 갖춘 액체 냉각이 핵심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액체 냉각 AIDC 구축은 결코 단순한 과정이 아니다.

우선 설계의 복잡성이다. 액체 냉각 데이터센터 설계는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액체 냉각 부품 및 인터페이스, 액체 냉각 인프라, 액체 냉각 모니터링까지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다. 설계 과정에서는 액체 냉각 시스템의 유량과 저항 매칭, 액체 냉각과 공기 냉각의 통합, 전력 공급 및 기타 모듈과의 연계, 데이터센터 내 모든 정보기술(IT) 장비의 통합 관리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종합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특히 최신 액체 냉각 시스템은 캐비닛당 최대 190킬로와트(㎾)의 전력 공급을 요구한다. 캐비닛 전체 무게가 3000㎏에 달해 데이터센터의 구조 하중 설계 강화가 필요하다. 이처럼 초고밀도 환경에서는 전력과 열 관리가 극한 수준까지 요구되지만, 업계 전반의 설계 경험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구축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구축 과정의 복잡성도 문제다. 액체 냉각 AIDC 구축은 다수의 협력업체 간 조율과 복수의 공사 활동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AI 팩토리 등 새로운 AIDC 솔루션에 대한 구축 경험이 업계 전반에서 아직 부족하며,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설계 기관은 관련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기업들은 빠른 구축을 요구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1~3년이 소요되어 완공 시점에는 이미 시장에서 뒤처질 수 있다.

튜닝 전문성 부재도 문제다. 액체 냉각 시스템 튜닝은 HVAC, 액체 냉각, 전기, IT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협업이 필요하다. 따라서 각 영역에서 기술 전문성과 풍부한 구축 경험을 갖춘 파트너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한 단계라도 놓치면 시스템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운영 역량 부족도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액체 냉각 시스템은 냉각수 제어, 누수 방지, 장애 진단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특히 냉각수와 접촉하는 전자 부품의 부식 가능성, 냉각수가 장비 성능과 수명에 미치는 영향, 예기치 않은 다운타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누수 리스크는 반드시 관리해야 할 핵심 과제다. 운영자는 냉각수 유량, 온도, 압력 등 핵심 지표를 모니터링하고 시스템 이상을 조기에 감지 및 대응할 수 있도록 관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비용 부담 역시 장벽이다. 액체 냉각 AIDC는 초기 구축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다. 하지만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kWh당 170~180원 수준으로 오르며 운영 비용 부담이 커진 가운데, 액체 냉각은 공랭식 대비 에너지 효율을 대폭 개선할 수 있어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대안이다. 초기 투자와 장기 운영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투자수익률(ROI), 미래 대응력,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지표 개선까지 종합적으로 사업성을 검토해야 한다.

액체 냉각 AI 데이터센터 구축은 단순한 기술적 과제를 넘어 설계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복합적인 도전이다. 풀체인 액체 냉각을 자체적으로 구현하려면 전기·IT·액체 냉각·HVAC 등 핵심 시스템을 내부에서 모두 소화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종합적인 액체 냉각 역량을 갖춘 전문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조기에 극복하는 기업이 AI 준비 경쟁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나한돌 KAYTUS 코리아 엔터프라이즈 사업부 기술 총괄 이사 kaytus@hyper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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