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퀄컴이 스마트 글래스를 필두로 인공지능(AI) 웨어러블 기기의 급성장을 예고했다. 스마트폰에서 새로운 폼팩터로 AI 기능이 확장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웨어러블용 시스템온칩(SoC)에 AI 경쟁력을 강화, 시장 수요 대응에 나선다.
지아드 아스가르 퀄컴 수석부사장 겸 XR·웨어러블·퍼스널AI 본부장은 지난 22일부터 24일(현지시간)까지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6'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컴퓨팅 플랫폼이 새로운 폼팩터(웨어러블)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보한 리더십을 차세대 디바이스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스마트 글래스는 퀄컴 스냅드래곤 포트폴리오에서 매우 중요한, 최우선 사업 영역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퀄컴은 스마트 글래스·증강 및 확장현실(AR·XR) 기기·스마트워치·AI 펜던트 등 웨어러블 기기를 위한 반도체 칩을 개발하고 있다. 스냅드래곤 AR·XR, 소리와 음성 중심 플랫폼 스냅드래곤 사운드 등이 주력 제품이다.
퀄컴은 이 같은 플랫폼을 에이전틱 AI 시대에 맞게 성능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스냅드래곤 AR에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적용하고, 스냅드래곤 사운드 엘리트 2세대에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것이 대표 사례다.
아스가르 수석부사장은 “차세대 인터페이스 핵심은 AI 에이전트이며, 이를 자연스럽게 이용하기 위한 인터페이스로 음성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에 따라 기존 이어버드·히어러블 기기도 단순 오디오 기기에서 지능형 웨어러블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 행보는 AI 에이전트 경험이 확장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동안은 스마트폰이 AI 사용자 경험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보다 편리하고 활용도가 높은 기기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아스가르 수석부사장은 “이동 중에는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 음성으로 AI 에이전트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보다 자연스럽다”며 “스마트 글래스·AI 펜던트·스마트워치 등은 사용자가 보고 듣는 정보와 현재 위치·활동 등 다양한 컨텍스트를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넘어야 할 산도 있다. AI 웨어러블 기기의 사용자경험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 글래스 성장에 탄력이 붙으려면 △패션 제품임을 고려한 다양한 크기·색상·디자인을 제공 △장시간 착용을 위한 무게 감소 △소비자가 실제 가치를 체감하도록 AI 경험 자체를 지속 개선 △기존 기기와 차별화된 활용 사례 확보 등에 노력해야 한다고 아스가르 수석부사장은 진단했다.
그는 “AI 에이전틱 시대가 본격화되면 각 디바이스가 서로를 대체하기보다 화면·키보드가 필요한 작업은 PC나 스마트폰, 이동 중 상황 인식과 즉각적인 AI 상호작용은 스마트 글래스 등으로 기능과 사용 사례가 자연스럽게 분화될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1인당 한 대지만 퍼스널 AI 시대에는 1인당 여러 디바이스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