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 띄운다며 전담 기관은 폐지… 12년 공든 '항공안전 전문성' 유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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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인증 기능을 전문기관에 모아 육성해 온 정부 정책이 12년 만에 '유턴'하게 되면서 업계 우려도 커지고 있다. UAM 등 미래 항공산업이 커지며 인증 전문성을 강화해야 할 시점에, 전담 기관이 간판을 내리게 되면서다.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항공안전 인증과 시험·연구를 전문적으로 수행해 온 항공안전기술원을 한국교통안전공단(TS)에 통합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기술원은 2013년 재단법인 항공안전기술센터로 출발해 이듬해 항공안전기술원법 시행에 따라 법정기관으로 전환됐다. 당시 정부는 항공기 등의 안전성 인증과 시험, 결함분석, 항공안전기술 개발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기관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립 이유로 들었다. 이후 항공 관련 인증기능을 기술원에 모았다. 2015년 항공기 인증 전문검사기관으로 지정한 데 이어, 2017년에는 TS가 맡던 경량항공기·초경량비행장치 안전성인증까지 넘겼다.

현재는 항공기와 경량·초경량비행장치 인증뿐 아니라 항행안전시설과 항공보안장비 성능인증, UAM 인증지원·연구 등을 맡고 있다. 특히 초경량비행장치는 TS가 기체 신고와 조종자 자격 등 운용·관리를, 기술원이 안전성인증을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눠왔다.

해외 주요 항공시장에서는 항공안전과 인증을 담당하는 별도 항공기관을 두고 있다. 미국은 교통부(DOT) 산하에 민간항공을 전담하는 연방항공청(FAA)을 운영한다. FAA 항공안전부문 산하 항공기인증서비스(AIR)에는 엔지니어와 과학자, 검사관, 시험조종사 등 1400명 이상이 소속돼 항공기 설계·생산 감독부터 감항인증과 지속감항을 담당한다.

유럽연합(EU)도 유럽항공안전청(EASA)을 별도 기관으로 운영한다. EASA 인증국(Certification Directorate)은 대형항공기, 일반항공·회전익, 설계조직·기술표준, 추진·환경 등으로 조직을 세분화했다. 혁신항공모빌리티(Innovative Air Mobility) 역시 인증국 내 별도 부서로 두고 있다.

한국은 구조가 다르다. 국토교통부가 항공정책과 안전을 총괄하고 산하 기관들이 관련 기능을 나눠 수행한다. TS 역시 항공만 담당하는 기관이 아니라 자동차·도로와 철도, 항공 등 교통안전 전반을 맡는다. 이번 개편이 완료되면 항공 인증·시험·기술검증을 전문으로 수행해온 기술원도 종합 교통안전기관 안으로 들어간다.

반면 항공 인증은 갈수록 전문화되고 있다. 기존 항공기에 더해 드론, UAM 등 새로운 비행체가 등장하면서 인증 대상이 넓어지고, 새로운 기술에 맞는 기준과 검증 역량도 요구된다. 임승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우주항공드론센터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아직 항공기를 설계하고 인증한 경험이 많지 않다”며 “항공 관련 업무는 앞으로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 일이 없는 상황에서 관련 조직을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을 결정한 구체적인 근거를 놓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공공전문노동조합 항공안전기술원지부는 정부와 기술원 측에 결정 근거 공개와 논의를 요구했지만 국토부로부터 통합 필요성이나 선정 배경에 대한 별도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류한슬 항공안전기술원 노조지부장은 “정부 발표 이후 왜 통합해야 하는지에 대해 국토부로부터 별도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며 “통합을 전제로 방법부터 논의하기보다 통합 필요성과 항공안전 전문성을 어떻게 유지할지에 대한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국회 국민동의청원도 제기했다. 청원을 통해 항공기 인증과 미래항공 분야에서 기술원의 전문성과 독립성이 약화할 수 있다며 통합안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국정감사 일정에 맞춰 국토부 앞 집회도 검토하고 있어 통합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질 전망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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