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 “스테이블코인 커질수록 자금 추적 중요”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

“범죄자들이 점점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수법도 고도화되고 공격적이고 지능적으로 바뀌고 있어 초기 대응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권준혁 체이널리시스코리아 지사장은 가상자산 범죄 수법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지만, 블록체인에 거래 기록이 남는 만큼 분석 기술을 통해 자금 흐름을 추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이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되면 자금 흐름을 추적·감시하는 기술의 중요성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체이널리시스는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록된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지갑과 서비스의 성격을 식별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는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기업이다. 블록체인에서는 거래 금액과 시점은 확인할 수 있지만 해당 지갑이 누구 소유인지, 어떤 서비스와 연결돼 있는지는 거래 기록만으로 알기 어렵다. 체이널리시스는 이 정보를 식별·분석해 수사기관과 금융회사 등에 제공한다.

권 지사장은 “가상자산에는 사실상 국경이라는 개념이 없다”며 “지갑에서 다른 지갑으로 이동하는 데 1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익명이지만 거래 기록이 남기 때문에 자금의 출처와 이동 경로 자체는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범죄 자금 이동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권 지사장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탈취 이후 자금 이동에 약 45일의 시간이 관찰됐지만 올해는 더 빨라지고 있다”며 “범죄자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만큼 초기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범죄자들은 탈취한 가상자산을 여러 지갑으로 분산하고 믹싱 서비스와 탈중앙화거래소(DEX), 크로스체인 브리지 등을 활용해 자금 흐름을 복잡하게 만든다. 그러나 여러 단계를 거쳐도 블록체인 기록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다. 분석 기술로 지갑과 거래소, 디파이 프로토콜을 연결해 자금 이동을 다시 추적할 수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범죄자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분석 솔루션과 위험 지갑을 사전에 식별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대표 솔루션인 '리액터(Reactor)'는 여러 지갑과 거래소 등을 거친 가상자산의 흐름을 시각화해 자금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했는지 추적하는 데 활용된다.

실제 수사에도 활용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국제 해킹 조직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리액터로 범죄자금 흐름을 추적해 해외로 도피한 총책을 검거했다. 체이널리시스는 경찰을 비롯해 관세청·국세청 등 국내 공공기관에도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갑 스크리닝은 거래 상대방의 지갑이 해킹이나 자금세탁 등 불법 활동과 연관됐는지를 거래 전에 확인하는 기능이다. 권 지사장은 “상대방 지갑이 불법 범죄자와 연관된 지갑인지 확인할 수 있다”며 “범죄 연관 지갑이면 거래 전에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도 관련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본격화할수록 이런 기술의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실제 유통이 시작되면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디파이 등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기 때문이다.

권 지사장은 “가상자산 시장이 커지려면 결국 신뢰가 필요하다”며 “안전과 보안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전통금융도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과 증권사, 카드사, 빅테크 등도 향후 잠재 고객이 될 수 있어 금융권과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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