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쏟아진 방콕 거리서 웃으며 제트스키 탄 남성…촬영자도 기소

태국 방콕의 침수된 도로에서 제트스키를 탄 현지 남성 쏜 켓시리. 사진=MGR온라인 캡처
태국 방콕의 침수된 도로에서 제트스키를 탄 현지 남성 쏜 켓시리. 사진=MGR온라인 캡처

태국 방콕 도심이 폭우로 침수된 가운데, 물에 잠긴 도로에서 제트스키를 타고 질주한 남성과 이를 촬영한 일행이 경찰에 입건됐다.

28일 태국 매체 더타이거와 MGR온라인 등에 따르면 태국 남성 쏜 켓시리는 전날 방콕 뉴펫차부리 도로에서 제트스키를 타고 침수된 도로 위를 빠르게 질주하며 영상을 촬영했다.

이날 촬영한 영상을 보면, 당시 쏜은 검은색 옷을 입고 맨발로 흰색과 녹색이 섞인 제트스키를 탄 채 도로를 누비고 있다. 영상에는 그가 제트스키의 속도를 높이거나 방향을 급격하게 틀며 이른바 '드리프트'를 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 과정에서 큰 물결이 일면서 주변 보행자와 현장에서 작업하던 관계자들이 물벼락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현지 매체는 제트스키가 만든 파도로 도로 옆 주택의 울타리가 파손됐다고 보도했다.

태국 방콕의 침수된 도로에서 제트스키를 타는 남성과 이를 지켜보던 일행. 사진=Nay Charoensupaya / 더타이거 캡처
태국 방콕의 침수된 도로에서 제트스키를 타는 남성과 이를 지켜보던 일행. 사진=Nay Charoensupaya / 더타이거 캡처

또한 영상에는 카메라 뒤에 있던 일행들이 환호하는 목소리도 담겼다. 쏜은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영상을 'B K K D R I F T(방콕 드리프트)'라는 문구와 함께 공개했다.

영상이 확산되자 현지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주말 내내 홍수 피해를 겪은 방콕 시민들을 중심으로 “놀이를 할 것이 아니라 피해 주민들을 도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제트스키가 만든 파도가 침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쏜과 영상을 촬영한 남성 프라우드는 경찰에 자진 출석해 혐의를 인정했다.

현지 경찰은 쏜에게 공공장소에서 소란을 일으키고 교통을 방해한 혐의를 적용했다. 프라우드에게는 쏜의 행위를 도운 혐의가 적용됐다. 구체적인 처벌 수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쏜이 타고 있던 제트스키를 증거물로 압수했으며, 법원에 영구 몰수를 위한 영장을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쏜은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운영하는 최고경영자(CEO)로 알려졌다. 과거 해외 자동차 업체들과 태국관광청(TAT)의 지원을 받아 모터스포츠를 소재로 한 단편영화를 제작한 이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방콕은 최근 며칠간 이어진 집중호우로 큰 침수 피해를 입었다.

AP통신에 따르면 방콕 곳곳에서는 누적 강수량이 300㎜를 넘었으며, 저지대를 중심으로 침수가 이어졌다. 27일 기준 방콕시는 200곳이 넘는 임시 대피소를 마련했고 약 3000명이 대피소에 머물렀다. 침수로 영향을 받은 도로도 31곳에 달했다.

태국 전역에서는 최근 열흘 동안 최소 8명이 홍수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방콕을 제외한 25개 주에서도 54만5000명 이상이 홍수 피해를 입었다.

찻찻 싯티판 방콕시장은 비가 다소 잦아들었지만 주요 운하 수위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배수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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