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경찰청이 '낚시어선 승선 신고 고도화'를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홍보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종이 승선자명부를 촬영해 문자로 제출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 절차 개선이 실제 현장 이용으로 이어지고 있는지와 명부에 담긴 개인정보의 관리 실태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금주 의원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6년 8월 기준 낚시어선 승선자명부 제출 방식 가운데 전자신고는 3471건으로 전체의 1.6%에 그쳤다. 반면 사진·문자 제출은 18만 7931건으로 87.1%를 차지했다.
연도별 사진·문자 제출 비중은 2024년 83.7%, 2025년 86.6%, 2026년 8월 기준 87.1%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자신고 비중은 각각 1.7%, 1.4%, 1.6%로 1%대에 머물렀다.
앞서 해경과 국무조정실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4년 10월 해경의 '낚시어선 승선 신고 고도화'사업이 '적극행정 우수사례'에서 선정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당시 국무조정실은 수기로 작성하던 승선자명부를 QR코드나 URL을 통해 작성할 수 있도록 개선한 사례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당시 해경은 종이서류 보존의 한계, 필체에 따른 식별 곤란과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을 설명하며, 2024년 7월부터 동해안 항구 2곳에서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성과 분석과 제도 보완을 거쳐 2025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문 의원은 신고 방식이 여전히 사진·문자에 집중돼 있다는 입장이다. 전자적으로 명부를 작성할 수 있는 수단을 도입한 이후에도 이용이 저조한 원인을 분석하고 당초 제시한 전국 확대 계획의 이행 상황과 현장 정착 수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사진·문자 제출은 명부 전달의 편의를 높일 수 있지만 종이에 정보를 적는 절차가 남아 있어 필체 식별의 어려움까지 해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국 명부 작성부터 제출·확인까지 현장에서 어떤 불편이 있는지 살펴보고 전자신고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개인정보 관리도 점검이 필요하다. 승선자의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담긴 명부를 촬영해 문자로 전달하는 방식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해경은 해당 방식의 개인정보 보호 적정성 검토 내역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결국 촬영된 명부가 어떤 기기와 경로를 거쳐 전달되는지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누가 열람하고 언제 삭제되는지 등 실제 처리 과정과 보호조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 의원은 “휴대전화로 종이 명부를 찍어 보내는 것을 진정한 의미의 전자신고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2024년 승선 신고 고도화를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홍보했지만 2026년에도 현장은 여전히 종이명부 작성과 사진 전송에 의존하고 있다. 당시의 성과 홍보에 그친 것은 아닌지 해경이 스스로 지적했던 종이명부 작성과 관리의 문제를 얼마나 개선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후 “2026년 8월 기준 전자신고가 1.6%에 불과하고 사진·문자 제출이 87.1%에 달한다면 고도화의 취지와 실제 현장 운영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이라며 “전자신고 이용률이 낮은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도입한 체계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 승선자명부에는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담기는 만큼 사진파일로 촬영·전송하는 현행 방식의 개인정보 보호 적정성을 즉시 점검해야 한다”며 “작성·전송·보관·삭제 전 과정에 대한 관리기준도 명확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