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판 드릴 수준”…131dB 찍은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새'는?

붉은다리카리아마. 사진=Louisville Zoo
붉은다리카리아마. 사진=Louisville Zoo

공사판 착암기 소음에 맞먹는 울음소리를 내는 새 2종이 새롭게 확인됐다.

CNN 방송에 따르면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대 애머스트 연구진은 벌거숭이목방울새(bare-throated bellbird)와 붉은다리카리아마(red-legged seriema)의 울음소리가 모두 120데시벨(dB)을 넘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에볼루션(Evolution)'에 게재됐다.

연구 공동 저자인 진화생물학자 주앙 메네지스는 CNN에 두 새의 울음소리를 일상적인 소리에 비유하면 “착암기(암석에 구멍을 내는 장비)와 가장 가깝다”고 설명했다.

두 종은 기존에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새로 알려졌던 흰종새(white bellbird)와 비슷한 수준의 소리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흰종새는 2019년 최대 125dB에 달하는 울음소리를 내는 것으로 확인돼 기네스 세계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벌거숭이목방울새. 사진=위키피디아
벌거숭이목방울새. 사진=위키피디아

벌거숭이목방울새의 울음소리는 1m 거리에서 평균 122.4dB로 측정됐다. 개별 개체의 순간 최고치는 약 131dB에 육박했다.

다만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시끄러운 새'는 달라졌다.

각 종의 가장 큰 울음소리를 20밀리초 단위로 평균 내면 붉은다리카리아마가 약 121dB로 가장 컸다. 반면 여러 개체의 순간 최고치를 평균하면 흰종새가 약 127dB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가장 시끄러운 새'를 단순히 하나로 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2018년 1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미국 매사추세츠와 브라질에서 새 123종의 울음소리를 측정했다. 이 가운데 113종은 이전에 울음소리 크기가 측정된 적이 없었다.

연구진은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활용해 새와의 거리와 울음소리 크기를 동시에 측정하고, 배경 소음과 거리에 따른 차이를 보정했다.

그 결과 몸집이 크고 입을 더 넓게 벌릴 수 있는 새일수록 큰 소리를 내는 경향이 나타났다. 큰 새일수록 발성에 필요한 근육이 크고 강해 더 높은 압력을 만들 수 있고, 입이 넓을수록 소리 에너지를 외부로 더 많이 내보낼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다만 일부 새는 코끼리나 사자, 들소처럼 자신보다 훨씬 큰 동물보다도 더 큰 소리를 내는 것으로 나타나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른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왜 일부 새가 이처럼 큰 소리를 내도록 진화했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종새류는 울창한 숲에서 먼 거리까지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큰 울음소리가 발달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붉은다리세리에마는 탁 트인 지역에 살고 일부일처 성향을 보여 같은 설명을 적용하기 어렵다.

연구진은 “현재까지 울음소리가 측정된 새가 전체 조류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한 만큼 앞으로 더 큰 소리를 내는 종이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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