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들의 '실적 잔치'가 반년 만에 끝날 위기에 놓였다. 상반기 증시 활황과 거래대금 폭증을 등에 업고 역대급 이익을 쓸어 담았지만 코스피가 7월 들어 한때 5000선까지 폭락하며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거래대금이 빠르게 쪼그라들면서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고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부문도 실적을 떠받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상반기 높아진 증권사들의 이익 체력이 일시적인 '불장 효과'였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주요 대형 증권사의 3분기 실적 기대치는 전분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5개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합산 2조5830억원으로 2분기 5조9801억원보다 56.8% 줄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이 스페이스X 평가손실 여파로 실적 감소폭이 압도적으로 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556억원으로 2분기 2조4899억원보다 97.8% 감소했다. 스페이스X 주가는 지난 6월 말 170.86달러에서 9월 말 150.86달러로 11.7% 떨어졌다. 이에 따라 9월 말 시가총액은 2조달러 안팎으로 내려왔다. 현대차증권은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이 1조9000~2조달러일 때 미래에셋증권이 5000~7000억원 평가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래에셋증권 외 4개사 이익은 20~40%대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 한국금융지주 역시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7782억원으로 전분기 1조3442억원보다 42.1% 줄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시스가 5274억원으로 2분기 6812억원 대비 22.6% 감소했다. 삼성증권은 3분기 5266억원으로 전분기 6758억원 대비 22.1% 감소했고, 키움증권은 3분기 4952억원으로 전분기 7890억원에서 37.2% 감소했다.
실적 전망이 크게 하락한 데는 코스피 급락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거래대금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3분기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6월 138조원에서 9월 56조원으로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일평균 거래대금도 77조원으로 2분기보다 34% 줄었다.
다만 증권업계가 4분기에 추가로 악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거래대금을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수준인 79조원으로 추정한다”며 “상반기 고점 대비 투자 열기는 둔화됐지만 전년도 평균 31조7000억원을 크게 상회해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개막하며 AI 반도체 비관론을 누그러뜨리고 국내증시가 점진적으로 주가 정상화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