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디스크가 '폰 드라이브(Phone Drive)' 라인업을 포함 스마트폰 외장 메모리 쪽으로 국내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낸드 가격 인상과 더불어 아이폰 고용량 모델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자, 더 큰 저장장치 용량을 원하는 소비자 틈새 시장을 노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샌디스크는 최근 한국 시장에 아이폰용 '1테라바이트(TB) 용량 폰 드라이브'를 공식 출시했다.
USB-C 단일 커넥터를 단 이 제품은 호환되는 아이폰·아이패드·맥과 다른 USB-C 기기에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제품이다.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물리 매체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과거 USB 플래시 드라이브와 성격이 같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면 샌디스크 앱을 활용한 자동 백업 기능도 지원한다.
부족한 스마트폰 저장 용량을 외부 낸드 메모리로 백업하는 콘셉트 제품은 2015년에 출시된 'IXpand' 등에서 이미 도입된 바 있다. 10년 전 유행 제품이 다시 등장한 것은 낸드 공급가 인상으로 고용량 스마트폰 모델에 대한 소비자 비용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수요 폭증으로 소비자용 낸드·D램 공급이 줄어든 것이 원인이다. AI 데이터센터와 엔터프라이즈 수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가져가는 웨이퍼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특히 2026년 들어서 스마트폰 부품총비용(BOM)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약 10%대에서 30%대 중반까지 치솟았으며, 쇼티지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내년에는 원가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맥·아이패드 제품가를 인상하면서 메모리 가격 변동 추이를 '100년 만의 홍수'라고 비유했다.
애플은 메모리 원가 인상을 오히려 수익창구로 쓰고 있다. 아이폰 17 프로 국내 출고가 기준으로 보면 256GB는 179만원, 512GB는 209만원, 1TB는 239만원이다. 용량을 한 단계 올릴 때마다 30만원이 더 붙는다.
폴더블 아이폰 듀오는 격차가 더 크다. 국내 출고가는 256GB 329만원, 1TB 419만원, 2TB 509만원이다. 256GB와 2TB 차이는 180만원이다. 외부 저장장치를 쓰면 1TB 용량 확장에 드는 비용은 대략 20만원 수준이다. 단순 비교로는 70만원 차이가 난다.
외부 장치를 따로 운용하면 저장속도나 별도 휴대에 따르는 불편함은 있지만, 이제는 소비자 가격 부담이 편의성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스마트폰 사진이나 영상이 지속적으로 고화질·고용량을 추구하면서, 클라우드 이용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샌디스크 관계자는 “촬영하는 사진과 영상, 저장하는 파일이 늘어날수록 기기 내 저장 공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해진다”며 “필요한 저장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중요한 데이터를 백업하고 필요할 때 다른 기기로 옮겨 활용할 수 있는 스토리지 환경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