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이 신약 기술수출과 해외 생산시설·후보물질 확보 양쪽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아시아태평양 바이오제약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거래 10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한미약품이 참여한 계약 3건이 이름을 올렸다.
5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바이오제약 전문매체 '바이오파마 APAC'가 선정한 '2026년 영향력 있는 아시아태평양 바이오제약 거래'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폴리펩타이드 인수가 6위로 선정됐다. SK바이오팜의 바이오헤이븐 신약 도입은 7위, 한미약품의 제넨텍 기술수출은 9위를 차지했다.
평가 대상은 올해 1월 1일부터 9월 23일까지 계약이 체결되거나 거래가 완료된 인수·합병(M&A)과 라이선스 계약, 구조화된 파트너십이다. 아태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이 최소 한 곳 이상 참여한 거래를 대상으로 했다.
순위는 계약 총액뿐 아니라 전략적 영향력과 후속 거래에 미칠 선례, 확정 지급액과 조건부 지급액의 비중, 평가 시점까지 나타난 변화 등을 반영했다. 각 항목을 25점씩 총 100점으로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폴리펩타이드 인수는 67점을 받았다. 약 14억6000만스위스프랑 규모로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을 확보하는 거래다. 비만·당뇨병 치료제 수요 확대에 대응해 펩타이드 의약품 생산 기반과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바이오파마 APAC는 이를 비만 치료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로 분석했다. 아태 CDMO 기업이 유럽 생산 역량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의미도 부여했다.

66점으로 7위에 오른 SK바이오팜의 거래는 한국 기업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미국 신약 자산을 도입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바이오헤이븐의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 등을 확보하는 계약으로 확정 지급액은 4억달러다. 조건부 지급 의무 등을 포함한 전체 규모는 최대 7억9500만달러다.
한미약품과 로슈그룹 자회사 제넨텍의 기술수출 계약은 58점으로 9위에 올랐다. 확정 지급액은 1억9000만달러이며 단계별 기술료를 포함한 전체 계약 규모는 약 23억달러다. 한미약품의 단일 후보물질 기술수출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해당 거래는 비만 치료 과정에서 근육 감소를 줄이려는 수요와 한국 대사질환 연구 역량이 맞물린 사례로 평가됐다. 제넨텍은 자체 비만 치료제 개발 프로그램과 병용할 수 있는 근육 보존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한미약품은 초기 임상 단계에서 대규모 계약금을 확보해 기술 가치를 인정받았다.

알테오젠과 노바티스의 계약도 주요 사례로 거론됐지만 10위권에는 들지 못했다. 피하주사 제형 전환 플랫폼 'ALT-B4'를 활용하는 계약으로 옵션 행사 수수료와 개발·상업화 단계별 기술료는 최대 32억2300만달러다. 로열티는 별도다. 계약금이 공개되지 않아 확정 투자금 평가에 제약이 있었다.
바이오파마 APAC가 선정한 10대 거래 중 1위는 인도 선파마(Sun pharma)가 미국 오가논을 117억5천만달러 전액 현금으로 인수한 건이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