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신선식품 '회수 없이 즉시 환불' 파격 실험…이커머스 장보기 혈투

품질 이상 신선·냉동식품은 즉시 환불
충성 고객 잡아 주도권 굳히기 전략
블랙컨슈머 양산 정책 가능성도

쿠팡이 품질 문제가 발생한 신선·냉동식품을 수거하지 않고 고객에게 즉시 환불하는 파격적인 반품 정책을 도입한다. 신선식품 배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객 불편을 원천 차단하고 쇼핑 편의를 극대화하기 위한 카드다.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장보기 시장에서 시장 주도권을 굳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오는 11월 2일부터 12월 8일까지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신선·냉동식품 반품 정책을 시범 운영한다.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12월 9일부터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이번 개편의 핵심은 품질 이상 상품에 대한 '선환불'이다. 지난해 12월 도입한 상품 회수없는 '셀프 환불' 정책을 신선·냉동식품에 처음 적용했다. 고객은 배송받은 상품에 파손이나 부패 등 문제가 있을 경우 쿠팡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직접 반품을 신청할 수 있다. 구체적인 사유와 사진을 함께 제출하면 된다. 판매자가 상품을 회수하지 않아도 신청 완료 즉시 환불받게 된다.

품질 이상 외 사유는 기존과 같게 회수 후 환불 절차가 적용된다. 단순 변심에 따른 반품은 허용되지 않는다. 쿠팡은 이를 통해 부패 상품을 고객이 계속 보관해야 하는 불편과 반품 신청 및 환불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선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정책은 단순한 고객 편의 개선을 넘어 쿠팡이 온라인 장보기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다. 신선식품은 배송 속도는 물론 상품 상태와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사후 대응이 구매 경험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냉장·냉동 상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반품을 위해 상품을 장기간 보관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특히 장보기 고객은 한 번 서비스에 익숙해지면 반복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플랫폼 입장에서 핵심 고객군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업계는 신선식품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에 나서며 혈투를 벌이고 있다.

네이버는 컬리와 손잡고 '컬리N마트'를 운영하며 장보기 서비스를 적극 육성 중이다. 컬리는 네이버와의 연합전선 이외에도 '샛별배송'을 앞세워 프리미엄 신선 수요를 선점했다. SSG닷컴은 이마트의 막강한 신선식품 소싱 역량과 물류망을 앞세워 맹추격 중이다. 오아시스마켓은 친환경·유기농 상품 경쟁력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쿠팡은 그동안 빠른 배송으로 확보한 장보기 수요를 잡아두기 위해 '간편한 환불'이라는 서비스 요소를 또 한 번 전면에 내세웠다. 다만, 사진과 사유만으로 즉시 환불이 이뤄지는 만큼 허위 신청이나 악의적 반복 반품 등 이른바 '블랙컨슈머'가 등장할 공산도 크다.

쿠팡 측은 “이번 정책은 신선·냉동식품 반품에 대한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반품 절차를 간소화하고 고객 신뢰를 구축하는 동시에 판매자의 운영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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