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등처럼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종아리처럼 상대적으로 강한 자극에 반응하는 인간의 부위별 통증 감각을 전자소자로 구현한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김현재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별도의 소재 변경이나 추가 공정 없이 자외선(UV) 처리 시간만 조절해 손등과 종아리의 서로 다른 압력 통증 역치를 모사한 인공 통각 인지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사람은 신체 부위마다 통각 섬유의 분포와 활성 정도가 달라 통증 민감도에도 차이가 있다. 손가락 끝이나 손등은 비교적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종아리나 등은 상대적으로 강한 자극에서 통증을 느낀다.
그러나 기존 인공 통각 기술은 통증의 일반적인 특성을 재현하는 데 그쳐 신체 부위별로 다른 통증 인지 특성까지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간 뇌 신경세포를 모방한 인듐-갈륨-징크-옥사이드(IGZO) 산화물 반도체 채널과 전하 포획층을 갖춘 시냅스 트랜지스터를 제작했다.
이어 동일한 구조의 소자에 자외선을 조사하는 시간만 다르게 조절해 손등과 종아리의 서로 다른 통증 민감도를 나타내는 두 종류의 소자를 구현했다.
소재를 바꾸거나 별도의 추가 공정을 적용하지 않고 단일 후처리만으로 서로 다른 통증 역치를 구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개발한 소자를 압력 센서와 신호 처리 장치에 연결해 실제 압력을 인식하는 인공 통각 인지 시스템도 구축했다.
실험 결과 같은 크기의 압력을 가했을 때 손등을 모사한 소자는 낮은 자극부터 빠르게 반응한 반면 종아리 소자는 상대적으로 더 강한 자극에서 반응해 신체 부위별 통증 역치 차이를 나타냈다.
또 자극이 지속돼도 반응이 무뎌지지 않는 '무적응'과 반복된 자극 이후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민감화' 등 인간의 복잡한 통증 인지 특성도 재현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향후 사람과 유사한 감각을 갖춘 로봇을 비롯해 신경 보철, 인공 사지, 전자피부 등 차세대 인공 감각 시스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현재 교수는 “사람의 몸이 부위마다 통증을 다르게 느끼는 섬세한 감각 체계를 전자소자로 재현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차세대 인공 감각 시스템에 기술을 접목하고 실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익스트림 매뉴팩처링'에 지난달 17일 온라인 게재됐다.
이인희 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