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DUV 쓰는 8나노 공정 '8LPU' 2세대 내놓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8나노 8LPP 공정으로 만든 엑시노스 9820 로직 다이. 출처=ChipRebel
삼성전자 파운드리 8나노 8LPP 공정으로 만든 엑시노스 9820 로직 다이. 출처=ChipRebel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나온지 8년이 넘은 8나노 공정을 한 세대 더 이어간다. 대당 가격이 비싼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쓰지 않는, 이미 깔려 있는 '심자외선(DUV) 성숙 공정' 라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2나노만큼 비쌀 필요는 없는 전장·로봇·엣지 AI 칩이 타깃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연내 8나노 2세대 '8LPU+' 공정 플랫폼을 선보인다. 전 세대인 8LPU 대비 개선 폭은 성능 12% 향상, 전력 15% 감소, 로직 면적 8% 축소 수준이다.

삼성전자 8나노 공정은 지난 2017년 '8LPP' 개발에 성공하면서 본격화됐다. 해당 공정은 삼성 미세공정 가운데 EUV 직전 마지막 DUV(불화아르곤 액침) 세대다. 2018년에는 성능·밀도 쪽을 강화한 8LPU가 공개됐고, 이번에 선보일 8LPU+는 그 8LPU를 한 번 더 손본 2세대다.

현재 선단 공정인 5나노·4나노·2나노는 계산 성능은 높지만 회로를 그리는 핵심 층에 EUV 노광기가 필수다. EUV 노광기는 대당 수천억원대라 웨이퍼 원가가 올라가고, 생산 가능한 업체가 ASML로 전 세계에서 유일해 공급도 제한적이다.

반면 8나노는 이미 감가상각이 진행된 DUV 장비 라인에서 찍어낼 수 있다. 그동안 축적된 수율 이력이 길어 원가 예측이 가능하고, 이미 차량·산업용 칩 인증도 받았놓았다. 이 때문에 완성차·전장 협력사 대상으로 공급이 용이하다.

구체적으로는 AI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자동차 존 컨트롤러(ZCU)가 8LPU+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차를 구역(Zone)으로 나누고 구역마다 제어기를 두는 'ZCU 아키텍처'를 활용한다. 이 설계를 채택하면 기존 대비 문·차체·파워트레인 등 차량 내 각 구역마다 배치해야 할 컨트롤러가 늘어날 수 있다.

차량이나 산업용 로봇에 쓰이는 MCU·ZCU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잘 작동해야 한다. 최고 연산 능력보다 작동 가능한 온도 범위, 향구 장기 공급 여부, 내장 메모리, 단가가 더 중요하다.

칩을 소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엣지 AI 칩은 계산부 면적을 줄여도 바깥과 연결하는 입구(I/O)와 전원이 꺼져도 남는 내장 기억(eNVM)이 넓이를 많이 차지하는데, 8LPU+ 플랫폼은 8LPU 핀펫 웨이퍼 안에 3.3V 플래너 I/O 소자를 붙여 I/O 면적을 약 10% 줄이는 데 성공했다.

시동이 꺼진 차나 대기 중인 로봇에는 전류가 새는 '대기 누설'도 잡았다. 초저누설 S램(ULL-SRAM)과 고문턱전압 소자(cHVT)를 탑재했다. 전원 없이도 데이터가 남는 자성 메모리 eMRAM가 전장 등급 1(AG1) 수준으로 사용됐고, 비트셀 면적은 0.017㎛², 밀도는 약 20Mb/㎟로, 같은 넓이에 기억을 더 넣을 수 있어 컨트롤러 칩을 작게 만들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 생태계의 기존 8나노 고객, 전장 인증을 원하는 팹리스가 신규 8LPU+ 공정의 고객 후보군으로 해석된다”며 “이미 국내외 디자인하우스·주문형반도체(ASIC) 업체가 8나노 eMRAM으로 엣지 AI 시스템온칩(SoC)을 찍어 본 경험이 있 도입이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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