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4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LG전자는 2026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3조8270억원, 영업이익 7818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7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13.5% 늘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71조3807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4조346억원이다. 3분기 누적으로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원을 동시에 넘긴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중동 전쟁과 물류비 상승이라는 악재 속에 거둔 호성적이다. 외형을 키운 데 그치지 않고 돈 버는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올해 매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특정 분기의 일회성 호재가 아니라 연중 지속된 흐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핵심은 '질적 성장'이다. 누적 매출이 9.2% 늘 때 누적 영업이익은 55.9% 뛰었다. 이익 증가율이 매출 증가율 6배다. 누적 영업이익률도 5.7%까지 올라섰다. 3분기 영업이익 증가율(13.5%)이 매출 증가율(8.9%)을 웃돌아 이익 중심 성장 기조가 이어졌다.
비결은 원가 절감과 영업 레버리지다. 전사 원가구조를 효율화, 매출이 늘자 고정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었다. 물류비·재료비 인상분과 고정비 상승을 흡수하고도 이익을 남겼다. 비용이 오르는 국면에서 이익률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수익 체력이 한 단계 강해졌다는 평가다.
실적을 떠받친 양대축은 생활가전(HS)과 전장(VS)이다. 가전은 프리미엄·볼륨존 투트랙 전략에 구독·온라인·B2B를 더해 판매 방식을 다변화했다. 제품을 한 번 팔고 끝내는 구조에서 반복 매출을 쌓는 구조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전장은 쌓아둔 수주잔고가 차례로 매출로 전환됐다.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비중이 커지면서 안정적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 사업도 올레드와 신흥시장, 웹OS 플랫폼 성장으로 흑자 기조를 지켰다. 글로벌 사우스 지역 판매와 B2B 확대가 외형을 받쳤다. 경기에 민감한 B2C 의존도를 낮추고 B2B·구독·플랫폼 비중을 키운 포트폴리오 재편이 숫자로 증명된 셈이다.
과제 역시 분명하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3.3%로 누적 평균을 크게 밑돈다. 누적 영업이익 80% 이상을 상반기에 벌었다. 분기별 이익 편차를 줄이고 하반기 수익성을 방어하는 일이 숙제다.
냉난방공조(ES) 사업은 해외 판매 확대로 전년 수준 매출을 지켰지만 수익성은 소폭 줄었다. 신규 생산능력 확보와 인력 충원 비용이 반영됐다.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요에 대비한 선행 투자 성격이다. 투자 성과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비용이 먼저 반영되는 구조다. LG전자는 냉각솔루션 생산거점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서울 양재 로봇 데이터팩토리, 경남 창원 액추에이터 양산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이 AI 냉각·로봇 등 신사업 매출로 돌아오는 시점이 LG전자의 다음 성장 시험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캐시카우가 벌어주는 시간 안에 신사업이 수익을 내야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