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도 아닌 美서 '총살형 생중계'…트럼프 방침에 밴스 “보지 않겠다”

총기난사범 니달 말릭 하산. 사진=연합뉴스, 로이터
총기난사범 니달 말릭 하산. 사진=연합뉴스, 로이터
13명 숨지게 한 총기난사범 사형 생중계
美 국방부 계획에 여야·국제사회 반발 확산

미국 국방부가 2009년 텍사스주 포트후드 육군기지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을 숨지게 한 니달 말릭 하산의 사형 집행을 생중계하겠다고 밝히면서 정치권과 국제사회에서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JD 밴스 부통령도 생중계 계획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으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계획 재검토를 촉구했다.

밴스 부통령은 9일(현지시간) 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투에서 기자들에게 하산의 사형 선고는 정당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집행 장면이 중계되더라도 시청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가 국방부의 생중계 계획에 공개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첫 사례로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산에 대한 총살형이 정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생중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 중인 사안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헤그세스 장관의 권고에 따라 지난 10월 2일 하산의 총살형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8일 성명을 통해 사형 집행을 오는 12월 3일로 예정하고 생중계 방침을 공개했다. 구체적인 중계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산은 2009년 11월 5일 포트후드 육군기지에서 총격을 가해 13명을 살해하고 32명을 다치게 한 전직 육군 정신과 의사다.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하산이 사형에 처해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처형 장면을 대중에 공개하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존 커티스 상원의원과 오스틴 스콧 하원의원도 헤그세스 장관에게 계획을 재고할 것을 요구했다.

유엔 역시 공개 처형의 인권적 문제를 제기했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뉴욕 유엔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가 처형을 공개하거나 생중계하는 것은 혐오스러운 일이라며, 이러한 방식이 잔혹하거나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처벌에 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집행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미군이 자국 군인에게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1961년 이후 65년 만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 군인에 대한 총살형으로도 이례적인 사례가 된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공개 처형이 실제로 이뤄질 경우에도 미국 현대 사법사에서 드문 사례가 될 전망이다. 미국에서 마지막 공개 처형으로 널리 알려진 사례는 1936년 켄터키주에서 흑인 남성 레이니 베시아가 공개 교수형에 처해진 사건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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