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감]정연욱 “암살자(들)', 교과서에도 없는 사건…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우려 있어”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

영화 '암살자(들)'의 12세 이상 관람가 등급분류 근거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받았다. 영화가 다룬 사건이 역사 교과서에 수록된 적이 없는데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학교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수용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 문제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문체위 국정감사에서 '암살자(들)' 등급분류 결정 의견서를 공개했다. 의견서에는 “12세 이상 청소년이 학교 등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 그리고 교육적 근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수용 가능하다”, “12세 이상 청소년이 학교 등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충분히 수용 가능하다”는 의견 등이 담겼다.

정 의원은 “지난 50여 년간 초·중·고 역사 교과서에 74년도 육영수 여사 피살 사건이 단 한 차례도 수록되지 않았다”며 “50년 넘게 학교 교과서에서 가르친 적도 없는 사건인데 도대체 어떤 학교 지식과 경험을 근거로 수용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의견을 낸 분들은 당연히 학교 교과서에 이런 게 나올 것이고, 역사적 사건인데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겠느냐, 다 아는 내용 아니겠느냐 하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초·중·고 교과서 어디에도 없다는 게 정부 발표 자료에 있다. 없는 근거를 가지고 얘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특히 영화 줄거리를 이해하는 것과 역사적 사실, 영화 속 가설을 구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단체관람을 둘러싼 지적도 나왔다. 정 의원에 따르면 전국 중·고교 8곳이 이 영화를 단체관람했고, 3곳은 관람을 앞두고 있다. 6곳은 관람을 취소했다. 경기도 한 중학교에서는 학생 200여명이 관람했다.

정 의원은 해외 관객 역시 영화 속 가설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실린 토론토국제영화제 현지 기사에 따르면 한 캐나다 관객은 영화를 통해 몰랐던 한국 역사를 알게 됐다고 했고, 다른 관객은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더 궁금해졌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외국인은 한국 영화를 보고 한국 역사를 알았다고 얘기한다”며 “영화 속 가설을 진실로 받아들인다, 이게 우려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사 고증 문제는 콘진원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 의원은 질의에 앞서 2002년 박근혜 당시 의원의 방북 관련 언론 보도도 제시했다. 그는 “일본 지지·교도통신 등 언론이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던 내용”이라며 “당시 김대중 정부에서 남북 화해를 깨지 않도록 이를 밝히지 말아 달라는 당국의 요청에 따라 공식적으로는 부인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영화에 대한 사전 검열은 누구도 용인할 수 없다”며 “누가 창작의 자유를 방해하느냐. 창작의 선을 넘어 버린 게 문제인 것 아니냐. 누가 영화 제작을 하지 말라고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진실과 사실, 영화적 상상력 사이에 선을 그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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