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지만 평균 체류일수와 숙박·음식점 지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 유치 규모뿐 아니라 체류기간과 소비를 늘리는 체류형 관광으로의 정책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한국관광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방한 외래객은 2023년 1103만명에서 지난해 1894만명으로 71.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평균 체류일수는 7.8일에서 6.5일로 줄었고, 1인당 평균 숙박비와 음식점 지출도 각각 17.8%, 16.9% 감소했다. 재방문율은 4년째 54~56%대에 머물렀다.
크루즈 관광객 증가도 소비 확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크루즈 승객은 3년 새 4.5배인 90만5000명으로 늘었지만 1인당 지출은 10년 전보다 81% 줄었다. 부산 기항객의 체류시간은 6.7시간에 그쳤다.
공사는 현장 안내가 부족하면 승객이 항구 주변에만 머물거나 배로 돌아간다고 설명하면서도 하선율은 직접 조사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관광은 서울 쏠림이 두드러졌다. 일반 관광객보다 지출이 3.8배 많은 의료관광객의 87.2%가 지난해 서울에 집중됐다. 서울·부산·경기·제주·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12개 시도의 비중은 합쳐도 2.7%에 그쳤다.
외래객 불편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도 늦었다. 공사 누리살핌단은 지난 6~7월 전국 24곳을 점검해 외국어 안내 부족 등 개선사항 84건을 확인했지만, 지자체에는 9월에야 전달했다. 외국어 안내가 부족한 곳은 18곳이었다. 점검 인원은 100명에서 50명으로 줄었고 외국인 점검요원은 없었다.
정 의원은 이날 관광공사 국정감사에서 “방한객은 늘었지만 머무는 날과 머무는 데 쓰는 돈은 줄고 있다”며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을 촉구했다. 이어 “크루즈 비자는 법무부, 터미널은 해수부, 외국인 환자는 복지부로 관광 업무가 흩어져 있다”며 “3000만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다. 공사는 체류일수·재방문율을 성과지표에 넣고, 관광청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