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미국 민간 조사업체 우클라(Ookla)의 '스피드테스트' 글로벌 인덱스에서 한국 초고속인터넷 속도가 세계 22위로 집계된 결과에 공식 반박했다.
측정 조건과 세부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은 이용자 자발적 측정 통계로는 국가 간 인프라 품질을 비교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순위 하락을 통신사 유선망 투자 부족으로 연결짓는 해석이 확산되자 정부와 업계가 잇달아 대응했다.
KTOA는 15일 입장자료를 내고 스피드테스트 결과가 국내 초고속인터넷 품질측정 결과와 크게 달라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과기정통부도 전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스피드테스트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한국 유선 초고속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251.33Mbps로 22위다. 베트남(301.48Mbps·8위)과 태국(298.92Mbps·9위)보다 낮다. 이로 인해 동남아 국가들이 통신망을 확충하는 동안 국내는 기존 유선 설비 성능을 끌어올리는 투자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과기정통부는 우클라가 속도와 순위 외에 국가별 전체 측정건수, 평가대상 상품 구성(100Mbps·500Mbps·1Gbps급), 측정속도 분포 등 구체적 측정조건과 방식을 공개하지 않아 객관적 국가 비교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KTOA는 이 결과가 광케이블 유무나 가입 요금제별 속도 상한 등 국가별 인프라 환경을 구분하지 않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측정한 값을 종합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이어서 측정 기기·시간·접속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타 조사기관과 비교하면 결과값과 국가 간 우열에도 상당한 차이가 난다고 덧붙였다.
정부 공식 품질평가와도 격차가 크다.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 결과에서 유선 초고속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1Gbps급 987.70Mbps, 500Mbps급 496.05Mbps, 100Mbps급 91.91Mbps로 측정됐다.
1Gbps급과 500Mbps급은 전년(983.25Mbps, 494.47Mbps)보다 소폭 개선됐다. 상품별 수치 모두 우클라 측정값(251.33Mbps)과 큰 차이가 난다.
KTOA는 순위 하락을 국내 통신사업자의 망 고도화 투자 부족에 따른 결과로 단정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유선 초고속인터넷 회선 중 광케이블 기반 회선 비중은 91.55%로 OECD 회원국 중 2위다. OECD 평균(약 51%)을 크게 웃돈다.
과기정통부는 거주자 100명당 100Mbps급 이상 인터넷 가입자 수(46.23명)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KTOA는 2023년 6월 신축 건축물에 광케이블 설치 의무가 도입되면서 망 고도화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클라 순위를 둘러싼 신뢰성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11월 기준 스피드테스트에서 한국 속도가 171.12Mbps, 34위로 집계됐을 때도 정부와 업계는 측정조건 비공개 문제를 제기했다. KTOA는 2023년 우클라에 상세 조사 자료를 요청했지만 구체적인 자료를 받지 못했다.
KTOA는 “우클라 측에 구체적 측정 방법·조건과 세부 데이터 제공을 다시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