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진출 한국기업 부가세 환급길 열렸다…최소 400억원 규모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 부가세 환급길 열렸다…최소 400억원 규모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수년간 돌려받지 못했던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 베트남 정부가 과거 거래에도 부가세 환급 규정을 소급 적용하기로 하면서 현지 기업들의 자금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국세청과 산업통상부, 외교부는 베트남 정부가 지난 9월 전국 지방 세무국에 내국수출입 거래에 대한 부가세 환급 규정을 과거 거래에도 적용하도록 하는 지침을 하달했다고 19일 밝혔다.

내국수출입제도는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베트남 내 기업 간 거래를 수출입 거래로 인정하는 제도다. 한국의 내국신용장제도와 유사하며, 해당 거래에 참여한 기업은 납부한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베트남은 2015년 제도 도입 이후 2022년까지 외국 기업의 현지 대표사무소 유무와 관계없이 부가세를 환급해 왔다. 그러나 2022년 12월과 2023년 5월 관세당국이 유권해석을 변경하면서 베트남에 대표사무소가 있는 외국 기업의 거래는 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별도의 유예기간 없이 환급이 중단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자금 부담이 커졌다. 베트남한인상공인연합회(KOCHAM) 조사에 따르면 일부 응답 기업의 부가세 환급 지연액과 관련 가산세는 최소 400억원에 달했다.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로 베트남은 지난해 7월 관련 법률과 시행령을 개정해 외국 기업의 현지 대표사무소 유무와 관계없이 부가세를 환급하도록 했다. 다만 개정 이전 거래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아 기존 미환급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월 베트남 국빈 방문 당시 또 럼 당서기장 겸 국가주석 등 베트남 지도부에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을 전달하고 해결을 요청했다.

국세청도 지난 6월 열린 제25차 한·베트남 국세청장 회의에서 조속한 환급을 촉구했다. 산업부 역시 베트남 재무부 고위급 면담과 장관 명의 서한 발송, 현지 기업 간담회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그 결과 베트남 과세당국이 법 개정 이전 거래에 대해서도 부가세 환급을 검토하도록 지침을 변경하면서 장기간 미뤄졌던 환급이 가능해졌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베트남 진출 제조기업들의 유동성 부담과 세무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실제 환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현지 기업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베트남 진출기업들의 자금 부담과 세무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주요 교류국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해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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