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식재산처가 변리사의 변리사회 의무가입 조항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관련법 개정에 착수했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리사의 별도 법정단체 설립을 허용할지, 대한변리사회의 단일 법정단체 체제를 유지하면서 운영 구조를 개선할지 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를 둘러싸고 관련 단체 간 의견 대립이 예상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재처는 최근 '변리사제도개선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자문위는 김원오 인하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고 변리사와 변호사, 학계, 산업계 인사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자문위는 헌재 결정 취지에 부합하는 변리사법 개정안을 마련하는 한편, 변리사 단체의 구성과 운영 방안도 폭넓게 검토할 예정이다. 헌재는 지난 4월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리사에게 대한변리사회 가입을 의무화한 현 변리사법 조항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27년 10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하도록 했다. 지재처는 양측 의견을 수렴해 내년 상반기 중 개정안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변호사 출신 변리사 단체의 법정화 문제가 법 개정 과정에서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의무가입 조항 수정이 변리사 단체 구성 방식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변리사 자격을 가진 사람이 대한변리사회에 가입해야 한다. 그러나 의무가입 조항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가입 의무를 어떤 방식으로 조정하고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리사의 권익과 의사를 제도적으로 어떻게 반영할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대한변호사협회는 헌재 결정 직후부터 복수단체 허용을 제도 개선 방향으로 제시했다. 변협은 앞서 성명을 통해 국회에 입법 시한을 준수해 관련 법률을 신속히 개정할 것을 촉구하면서 “향후 입법 방향은 현행 단일 변리사회 체계를 형식적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복수의 변리사 단체 설립을 허용하는 등 실질적 제도 개선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리사들의 단체인 대한특허변호사회는 대한변협 산하 비법인 단체다. 이 단체는 별도의 법정단체 지위를 확보해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리사의 이해관계를 독립적으로 대변하고, 변리사 관련 정책과 입법에도 조직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대한변리사회는 단일 법정단체 체제를 유지하면서 헌재가 지적한 사항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복수의 법정단체가 설립될 경우 변리사에 대한 윤리 기준과 자율규제 체계가 분산되고, 산업재산권 제도 개선을 위한 통일적인 의견 수렴과 정책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공익소송과 중소기업 지원, 특허법률구조 등 공익사업 위축, 주요국 변리사 단체와 구축해 온 국제협력 창구의 대표성 약화 가능성도 제기한다. 별도 단체가 설립되더라도 해당 단체 내부에서 자격 취득 경로와 전문 분야에 따른 이해관계의 차이가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대한변리사회 관계자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변리사의 권익과 의사가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운영 개선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입장 차이는 자문위 논의 초기부터 표면화됐다. 진행된 두 차례 회의에서 별도의 법정단체 설립 문제를 놓고 양측이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재처는 “헌재의 변리사법 관련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에 따라 입법 시한 내에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개정안 마련 과정에서는 변리사회, 변호사협회, 산업계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고 전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