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가주요시설, IoT 출입 방화벽 세우자

영상 촬영이 가능한 커넥티드 차량부터 스마트글라스(안경), 링(반지)까지 온갖 스마트기기가 사람과 함께 움직이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 국가정보원이 중앙부처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 카메라와 통신기능을 탑재한 스마트기기의 출입 보안을 강화한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군 주요 시설이나 발전소 등에 중국산 커넥티드차량이 제한 없이 출입해온 사실이 드러나며 안보 공백 우려가 크게 고조된 상황에서 뒤늦은 감이 있지만 마땅한 조치로 여겨진다.

오늘날 커넥티드카, 스마트 안경, 스마트 링 등 고도화된 사물인터넷(IoT) 기능 기기들은 단순한 영상 촬영을 넘어 위치·공간 정보와 환경 인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외부 통신망으로 전송한다. 이러한 기기가 국가보안시설에 들어설 경우 정확한 위성 좌표와 시설 내부의 3차원 공간 구조, 주요 장비 배치 현황, 심지어 시설 구성원의 신원 정보까지 고스란히 외부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특히 해외 정보당국이 적발, 지적해온 바에 따르면 중국 제조사 자율주행차나 스마트안경 등이 필수 작동에 불필요한 데이터까지 수집해 본국 데이터베이스로 전송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만큼, 위험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문제는 사람의 출입 자체를 막을 수는 없으며, 수집된 정보가 언제 어디로 전송되는지 외부에서 즉각 검증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가핵심시설 진입 시 작동을 일시 무력화하거나 통신·영상 수집 기능을 중지시키는 기술 개발과 관련 설비의 현장 설치 확대가 시급하다. 정교해진 정보 수집 기술에 맞서 물리·기술적으로 진입 단계부터 확실한 '차단 방화벽'을 치는 실질적 대응책이 구현돼야 한다.

나아가 이번 보안 강화 지침은 특정 안보 기관이나 국정원만의 단기적 과제로 머물러서는 안 된다.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대응 체계 수립과 기술·설비 확보로 나아가는 중요한 단초가 되어야 한다.

현재 국내 IoT 시장은 최소한의 보안기준이나 사후관리 체계조차 미흡하고, 가전·커넥티드 분야의 보안인증 실적도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민간 플랫폼과 기기가 복잡하게 연결되는 환경 속에서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를 신속히 법제화하고 국가 주요 인프라 전반의 방어력을 높여야 한다.

날로 교묘하고 고도화하는 정보 침투를 막는 길은 첫째도 둘째도 '보안 강화'에 있다. 국가 안보라는 대명제를 지키면서도, 국민이나 민원인의 불편과 업무 침해는 최소화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방어 방법을 찾고 이를 국가 인프라 전반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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