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단일종목 레버리지가 남긴 것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후폭풍이 거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률의 2배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은 사라지고 개인투자자 손실만 6조원 넘게 쌓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상장 과정부터 성급하게 진행됐다. 상장지수펀드(ETF) 평균 상장일은 평균 62일이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29일로 짧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상장 일정을 맞추느라 심사를 서둘렀다고 인정했다.

상품 출시 두 달이 지난 뒤 국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금융당국은 예탁금 3000만원 인상과 투자한도를 총 투자금액 20% 이내로 제한하는 등 사후 규제를 강화했다. 제도 보완 이후 투자 수요가 급감하며 거래량이 크게 줄었지만, 이미 개인투자자에게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뒤였다.

문제는 논란이 지속되는데도 여전히 상장 과정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졸속 행정 배경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권한 갈등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노조는 금감원이 금융위 지도를 받아 독립적인 의견을 내기 어렵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달라진 K증시 위상만큼 신규 상품 상장 과정 전반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 금융위가 상장일을 정했더라도 점검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고위험 상품일수록 심사 기간을 충분히 갖고 심사숙고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도 필요하다.

대부분 투자 상품 설명에는 '투자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는 문구가 쓰여있다. 상품이 적절한 심사 절차를 거쳤다면 투자 책임은 오롯이 투자자 몫이다. 하지만 상품 위험성을 검토하고 투자자를 보호해야 할 상장 절차부터 미흡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당국도 투자자 손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논란이 사전 심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고위험 금융상품의 상장 원칙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T톡]단일종목 레버리지가 남긴 것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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