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달·중고거래·의료 '해외로'…비대면 플랫폼 '거침없는 진격'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스타트업, 국내 사업 경험 앞세워
글로벌 현지 시장서 '승승장구'
공산품 이을 '서비스' 수출로 주목

강남언니가 일본어 버전 앱을 출시하고 일본 현지 진출 6개월만에 일본 시장 선두 자리에 올랐다.
<강남언니가 일본어 버전 앱을 출시하고 일본 현지 진출 6개월만에 일본 시장 선두 자리에 올랐다.>

국내 온·오프라인연계(O2O) 플랫폼 사업자들이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비대면 시대에 국내에서 축적한 사업 경험을 무기로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 결과다.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한국형 배달대행·중고거래·원격미용 등이 새로운 수출산업인 'K-언택트 비즈니스'로 도약할 기회가 열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언택트 시대에 급성장한 국내 스타트업들이 해외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는 지난해 12월 일본어 버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일본 현지에 출시한 후 꾸준히 성장, 입점병원이 400곳을 돌파했다. 회사는 올 상반기 기준 일본 시장 선두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2015년 국내에서 출발한 강남언니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활용해 해외 사용자 대상으로 플랫폼 인지도를 높였다. 그동안 쌓아 온 신뢰도를 앞세워 일본 진출 직후 현지 병원과 환자로부터 호평받았다. 강남언니는 2019년 11월 일본판 앱을 출시하고 지난해 8월에는 일본 현지 2위 앱 '루쿠모'를 인수했다. 한국 본사에서는 일본어 전문가를 채용해 고객과 소통하고, 앱을 지속 업데이트하며 현지 앱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당근마켓이 글로벌 버전 앱 KARROT(캐롯)을 출시, 캐나다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당근마켓이 글로벌 버전 앱 KARROT(캐롯)을 출시, 캐나다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국내 시장에서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급성장했다. 회사는 국내 성공모델을 해외에서도 그대로 적용했다. 거점 도시별로 동네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9년 11월 글로벌 버전 앱 'KARROT'(캐롯)으로 영국에 첫발을 디딘 후 맨체스터, 사우샘프턴, 버밍엄, 리버풀, 셰필드 등 영국 내 53개 지역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하반기 북미에 진출했다. 현재 미국 뉴저지·맨해튼과 캐나다 토론토에 이어 일본 요코하마까지 총 4개국 86개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했다. 당근마켓 해외버전 캐롯은 캐나다 지역에서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6월 게시글, 거래 등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전월보다 50% 이상 성장했다. 캐나다 서비스 지역은 25개로 늘었다.


배달의민족은 국내 1위 배달대행 사업자다. 베트남엔 후발주자로 진입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성공한 배민 특유의 'B급 감성' 브랜딩과 베트남어 서체 개발 등 현지화 마케팅을 앞세워 시장에 빠르게 파고들었다. 지난 2019년 6월 'BAEMIN'(배민)이라는 브랜드로 베트남에 진입, 최근 2위 자리까지 올라섰다. 최근 발표한 시장점유율은 21.95%다.

우리나라는 세계 8대 수출 강국으로 꼽힌다. 다만 공산품이 수출을 주도해 왔고 서비스 수출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최근 나타난 차세대 O2O 서비스의 해외시장 개척은 새로운 수출상품을 확보할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코로나19로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 산업에 걸쳐 비대면 O2O 플랫폼 서비스가 확산하고 있다. 국내에서 앞선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기반으로 경험을 쌓은 스타트업들이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서 선점한다면 새로운 '수출 한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효상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는 “쿠팡 뒤를 이어 야놀자, 배달의민족, 당근마켓 등 유니콘 기업이 플랫폼 확장성을 앞세워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구글·페이스북이 한국 시장에 진출했듯이 온라인 기반 플랫폼 서비스는 공산품보다 효율적으로 전 세계를 타깃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배민라이더들이 현지에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베트남 배민라이더들이 현지에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벤처업계 고위 관계자는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가 해외에서 순항하는 데는 국내 레퍼런스가 아주 중요하다”면서 “이들이 국내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 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