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 “공학교육에 인문학 접목해 창의적 인재 양성 매진”

부드러운 표정 뒤에 감춰진 강렬한 열정.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을 만나면 이런 느낌이 든다. 그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지난 4일 온화한 카리스마로 영남이공대를 국내 최고의 직업교육 명문공대로 우뚝 세운 그를 총장실에서 만났다. 상대방을 몰입하게 하는 입담. 그 안에 대학을 변화시켜온 과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
이호성 영남이공대 총장

“학생들을 비롯해 아직 많은 사람들이 2년제 대학을 4년제 대학의 하위개념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인식은 결국 그 학교 졸업생들이 바꿔줘야 합니다.”

이호성 총장은 “대학의 미래가치는 바로 졸업생이 만들어야한다”고 말했다. 그가 지난 2월 연임에 성공한 뒤 취임식에서도 강조했던 말이다. 제대로 교육받은 학생이 졸업 후 사회에서 인정받으면 결국 학교의 위상도 바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총장은 이와 관련해 조만간 모든 졸업생에 대한 정보를 통합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그는 1년에 1명의 졸업생을 추천해 기부강연을 하게 할 생각이라며 “학생들은 선배 졸업생의 성공스토리를 들으며 자부심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장은 “그래서 학교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요즘 많이 얘기하는 통섭형 융합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초가 돼있어야 하는데 학교가 그 역할을 해줘야합니다. 졸업생의 역량이 학교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그는 “우리 대학은 공학교육을 바탕으로 교양과 인문사회, 경영 등의 교육을 접목함으로써 창의적 인재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9년 3월, 제9대 총장에 취임한 이 총장은 공학교육에 집중 투자했다. 투자는 결과물로 나타났다. 공학교육기술인증이 시행된 후 영남이공대는 공학인증의 모델케이스로 인정받고 있다. 2011년엔 공학기술교육혁신센터에 선정됐고, 전국 전문대학에서는 유일하게 올해 공학기술거점센터로 지정됐다. 이 총장은 우리 대학이 공학교육에 있어서 4년제 대학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교육의 질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에는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WCC)과 지역 전문대로서는 유일하게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됐다. 특히 창업선도대학은 학생들에게 창업적 마인드를 고취시키면서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실제로 중소기업 CEO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초대형 복합 창업보육센터를 준공했다. 청년 창업뿐만 아니라 평생 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총장은 “우리 대학은 SW분야가 아닌 제조분야의 기업을 성공적으로 배출한 경험이 있다”며 “창업보육센터는 학생창업과 교수창업, 직업교육, 평생교육이 공존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대학에 대한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이 총장은 “학교에 연봉제를 도입하고, 학과별인 아닌 교수별로 새로운 취업률 평가기준을 만들어 성과가 좋은 교수에게는 2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공학교육인증원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 총장은 “국내 공학교육의 현실에 대해서 보다 쉽게 접근하고 더 많은 기회를 학생들에게 줘야한다”고 요약했다. “해외는 공학교육도 선택의 폭이 넓지만 우리나라는 입시 위주다보니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적습니다. 교육이 철저하게 학생중심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입시위주 교육 때문에 우리나라 공학교육은 상대적으로 학생들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주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개인적으로는 공학에 대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공학서적을 출간하는 게 꿈을 갖고 있다.

이 총장은 끝으로 직업교육과 창업교육, 평생학습교육이 조화를 이룬 융합적 창의인재를 양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전문대학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이호성 총장은 영남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영남이공대 금속과 전임강사로 출발해 2009년 3월 9대 총장에 뽑혔으며, 올해 초 10대 총장에 다시 선출됐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