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장석복 KAIST 교수

“탄소와 수소의 화학결합은 경제적으로도 부가가치가 높은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는 유용한 기술입니다. 기초과학 연구와 산업 응용 두 부문에서 아주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사안입니다.”

[이사람]장석복 KAIST 교수

장석복 KAIST 화학과 교수(51)는 유기분자의 탄소-수소결합 활성화과정 메커니즘 연구 대가다. 이를 기반으로 저반응성 화합물에 유용한 작용기를 직접 도입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전이금속 촉매반응을 개발하는 등 세계 유기화학 분야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과학자다.

탄화수소는 자연에 대량 존재하지만 일반적 조건에서는 반응성이 낮아 합성의 원료로 이용되기 어렵다. 또 금속촉매를 매개로 하는 저반응성 분자의 탄소-수소결합 활성화 과정에 대한 경로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아, 탄화수소 기반 유기반응 개발이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석유 등 화석연료는 향후 100년 내 고갈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원료화합물 공급원을 향후에는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지는 인류에게 매우 중대한 이슈입니다. 이 상황에서 저반응성 탄화수소 유기분자의 탄소-수소결합 활성화 과정 연구로 전이금속을 매개로 하는 활성화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은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장 교수는 유기분자에 유용한 작용기를 직접 도입시킬 수 있는 온화한 반응조건과 효율적이며 선태적인 촉매시스템을 개발했다. 무엇보다 이를 활용한 다양한 응용연구가 가능해져 향후 유기합성, 의약화학, 재료과학 등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반응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과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장 교수의 `팔라듐 촉매를 이용한 피리딘 유도체의 탄소-수소 활성화 반응` 논문은 톰슨 로이터의 `이달의 주목할 만한 논문(This Month`s Fast Moving Fronts Paper)`에 선정됐으며, 지난 2011년 미국 화학회 선정 `최근 3년간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 20편`에 뽑혔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장 교수는 서울대의 서영준·김대식 교수 등과 함께 한국연구재단 주관 `한국과학상`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20일 대통령 상장과 함께 3000만원의 포상금을 받는다.

고려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장 교수는 KAIST에서 석사 학위를 마친 뒤 유학길에 올라 지난 1996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유기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캘리포니아공대(Caltech)에서 박사 후 과정을 마친 장 교수는 1998년 귀국, 이화여대 화학과 조교수를 거쳐 지난 2002년부터 KAIST 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