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프리즘]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라는 말이 있다. ‘군자는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논어(論語) 학이편(學而偏)에 나오는 공자(孔子) 말씀이다. 논어 자장편(子張偏과) 명심보감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허물을 알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知過必改)’고 강조한다. 이 말은 천자문과 소학에도 등장한다. 사람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으로 여겨진 때문이다.

판교테크노밸리에 국가 SW정책을 책임질 SW정책연구소가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연간 60억원의 예산을 들여 SW정책연구와 SW신사업 발굴 및 SW산업에 대한 통계를 내고 정보를 분석해 공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개소식에는 미래부 장관을 비롯해 정·관계와 학계 및 업계를 대표하는 인사가 대거 참석해 축하했다. SW정책연구소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크다.

다만 경기도의 태도가 좀 의아스럽다. SW정책연구소를 유치하고도 개소식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정보화기획관과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이 자리를 지킨 것이 전부였다.

물론 미래부 행사인데다 지방선거 때문에 도지사 참여가 제한된 터라 이런 상황이 얼추 이해는 된다. 장소를 제공하고 의전을 행사는 것 외에는 딱히 할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SW정책연구소를 유치한 경기도가 더욱 아무 생각 없는 구경꾼으로 비쳐진다. 경기도에 SW산업 분야를 이끌 주체가 없는 때문이었다.

사실 경기도는 아직도 ICT 분야 컨트롤타워를 갖추지 못했다. 지난해 정보화 조직을 국 단위로 확대하기는 했지만 아직 내부정보화를 다루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경기도 과학기술 분야를 맡은 과학기술진흥원이 손대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업무영역이다. 그러다 보니 SW를 비롯한 ICT 분야가 공중에 붕 떠 있다.

마침 경기도 경제투자실에서 올해 산하기관 업무와 기능을 조정하는 기능 재편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번 기회에 SW산업을 포함한 ICT 분야를 아우를 컨트롤타워 등장을 기대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