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전기변색기술개발…"유리창 투명도를 내맘대로"

국내 연구진이 유리창 투명도를 마음대로 바꾸는 전기변색기술을 개발했다. 상용화는 오는 2016년 이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흥남) 자연모사 I/O인터페이스연구실(실장 류호준)은 전기를 흘려줘 빛의 투과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유리창 투명도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ETRI 연구진이 외부 환경에 따라 스마트 광셔터 (커튼)의 투과도를 조절해 건축물 내로 유입되는 빛의 양을 조절한 모습.
ETRI 연구진이 외부 환경에 따라 스마트 광셔터 (커튼)의 투과도를 조절해 건축물 내로 유입되는 빛의 양을 조절한 모습.

이 기술은 지난해 국내 대기업과 올해 영도유리에 각각 기술이전됐다.

연구진은 바이올로진(Viologen)이라는 전기변색 물질을 8㎚크기의 나노입자구조체로 만들어 유리판에 박막처럼 입혀 구현했다. 나노입자구조체가 발라진 2장의 유리판 사이(10㎛ 이하)에는 액상전해질을 채워 전기가 통하도록 했다.

이 전기변색기술은 변색속도가 대략 0.1초로 나타났다. 기존 상용 제품은 통상 수초가 걸린다. 또 투명도는 최대 90%까지 어둡게 할 수 있다.

활용도는 눈부심 방지용 자동차 후사경이나 터널 통과하는 자동차 유리창, 한여름 또는 겨울철 유리창 블라인드 대체용 등이다.

연구진은 이외에도 투명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광셔터로의 활용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광셔터용으로 검정색과 청색계열 구현에 주력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빨간색과 녹색계열로 연구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는 쌍안정성(Bistability)이 우수하다. 전력소모는 3V내외로 거의 없는 편이다.

류호준 자연모사 I/O 인터페이스연구실장은 “지금은 5×7㎝ 규모로 면적을 구현했지만 향후 필름화를 위해 액상 대신 젤화공정을 사용, 면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연구가 끝나는 2016년 말이 되면 창에도 문자를 넣어 정보를 표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