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애플페이 中 상용화는 강건너 불이 아니다

올 것이 왔다.

애플페이가 5월 말 중국에서 상용서비스 된다. 글로벌 스마트결제시장에서 한국은 또 한번 크게 얻어맞았다.

애플페이가 중국시장을 잡겠다는 것은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우리는 손 놓고 있다가 소식으로 들어야 했다. 중국인의 유통·결제·송금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는 우물 안에 대고 스마트금융만 외쳤다. 전화나 소액결제도 선불카드로 하고, 스마트폰으로 경조사비를 송금하는 중국인인데, 한국은 중국에 은행지점을 만들고 계좌를 개설하는 영업 방식에 몰두했다.

넘치는 요우커가 알리페이로 결제하겠다고 하니, 급작스럽게 알리페이 결제망을 깔았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대응이 되지 못했다. 결국 알리페이 영토를 넓혀주는 조력자 역할밖에 안됐다.

애플페이와 알리페이 중국시장 확산은 우리에겐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번지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가 잡을 수 있는 시장을 눈뜨고 놓치는 것이 더 참혹하다.

지금이라도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같은 한국형 결제방식 중국 적용 노력에 나서야 한다. 금융권도 중국인의 한국 내 사용을 확대하는 수세적 형태가 아니라, 중국 금융계와 연계한 협업모델 발굴과 확산에 집중해야 한다. 금융감독 당국은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 결제 인프라 확산과 한국형 기술 보급을 위한 길을 열어야 한다.

핀테크 육성과 확산이 요란한 유행으로 끝나선 안 된다. 핀테크는 소비 생활·구매 활동을 바꾸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때 완성된다. 지금은 중국인이 새로운 스마트결제를 찾아 움직이고 있는 중이다. 이런 변화기에 우리 기술과 방식이 한발이라도 더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 기회까지 놓치면 우리는 그야말로 영원히 들러리가 될 수밖에 없다. 세계 핀테크 전쟁에서 들러리는 곧 사용자 외면을 뜻한다. 우리나라 안에서만 요란한 핀테크는 세계시장에 서지 못한다.